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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통신판매시장 3천억규모 급팽창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9면

선진국에서 보편적인 소비문화로 자리잡은 통신판매가 국내에 도입된지 5년. 그동안 국내 통신판매시장은 매년 50%이상 신장을 보이면서 급소도로 몸집을 키워가고 있다. 지난해 시장규모는약3천억원. 앞으로의 성장잠재력도 엄청난 것으로 업계는 보고있다. 그러나 몸집에 걸맞지 않게 우리나라 통신판매 시장의 구조의 상품의 질,소비자 만족도는 선진국에 비해 턱도없는 수준이라는 평가다. 올 가을 케이블TV를 매체로하는 홈쇼핑이 통신판매의 또다른 영역으로 국내에 도입될 예정인데다 외국 통신판매업체가 이미 등장한 상황등을 감안할때 국내 통신판매업계는 대대적 구조개편을 거치지 않고는 설자리를 차츰 잃어갈 것으로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국내 통신판매 사업자는 크게 카드사.백화점.전문 통판업체.농수축협.일반 제조업체.PC통신으로 대별된다.이중에서도 국내 통신판매는 신용카드사와 백화점,특히 신용카드사에 의해 주도되고 있다. 비씨카드등 국내 8개 카드사의 지난 한햇동안 통신판매 매출은 1천억원을 훨씬 웃도는 것으로 추정된다.이들은 「구매가능고객(카드회원)의 명단」이라는 최대 무기를 확보함으로써 수백만 회원들에게 지속적으로 카탈로그를 발송,소비자에게 통 신판매시장에 큰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그러나 바로 이같은 신용카드사 주도형 시장구조가 국내 통신판매 성장의 걸림돌이 되고 있다는 주장에 반론을 제기하긴 어렵다.
전문통판업체(벤더)의 한 관계자는 『카드사가 별 위험부담 없이 단지 통신판매를 중개하면서 고율의 수수료를 챙기고 있다』고말한다. 카드사가 중개역을 하는 통신판매 물건은 제조업체-벤더-카드사-다시 벤더를 거쳐 일반 소비자에게 전달된다.통판물건의품목에 따라 두개이상의 벤더를 거치기도 한다.
제조업체들은 10%정도의 낮은 마진만 취하고 벤더에게 판매를모두 위탁하는 형태로 물건을 넘긴다.명승.비이마케팅.유앤아이통상등 벤더들은 제조업체로부터 받은 물건을 포장하고 카드업체가 주문하는대로 소비자에게 발송하는 등 통판과정에서 물리적으로 가장 많은 역할을 한다.이 과정에서 벤더는 카드사에 수수료로 제조업체에서 물건을 가져올 때 가격의 10~20%를 지불한다.벤더는 또 카드사가 보낼 카탈로그 제작비와 운송비.포장비 등 경비를 지출하고 이윤까지 얹게돼 최종 적으로 소비자가 지불하는 가격은 제조업체를 떠날때의 가격에 40~50%가 덧붙여진 수준이 된다는게 업계의 설명이다.
제조업체가 낮은 마진으로 물건을 내놓았더라도 두세군데 벤더와카드사를 거치는 동안 가격은 비싸지게 되고 결국 일반 상품과의가격경쟁력이 뒤지는 경우가 많다.결국 영세한 통판전문업체들로서는 구매가능 고객의 명단을 손에 쥔 카드업체에 의존하지 않을 수 없는 구조다.통신판매 전문 컨설팅업체인 ㈜한국다이렉트 마케팅의 이종택(李鐘澤)소장은 『일본의 경우만 해도 증시에 상장된통판업체가 5개나 되는등 전문 통판업체가 견실하게 성장,시장을주도하고 있다』며 『국내도 대 기업등 자본력있는 전문 통판업체의 등장이 아쉬운 실정』이라고 말한다.
국내에도 「더 하우스」「세다」등 전문통판업체가 나타나 차별화한 마케팅 전략을 시도하고 있고 라이프마트.토탈랜드 등 소규모업체들이 속속 설립되고 있다.현재 카드사에 등록된 통판전문업체수는 약 3백개가 되지만 대부분 영세업체들이라 는 것.
국내 통신판매의 활성화를 막는 또하나의 장애는 통신판매 상품의 수준이 높지 않다는 점이다.
한국화장품공업협회의 한 관계자는 『우리 협회가 불량품으로 간주하고 보건복지부에 고발까지 했던 수입화장품이 아직까지도 통신판매 카탈로그에 등장하고 있다』고 전한다.
자체 유통망을 갖춘 중.대형 업체들은 가격경쟁력이 강한 통신판매로 물건을 내려고 하지 않아 군소 아이디어상품 제조업체.수입업체들만 통신판매에 의존하는 실정이라 좋은 물건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것이 업계 설명이다.
그러나 전문통판업체의 한 관계자는 『어쨌든 생활패턴 변화에 따라 통신판매는 성장잠재력이 큰 매력적인 시장』이라며 『수년안에 兆단위 시장으로 커질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李京宣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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