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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시론

탄소 제로 운동에 동참하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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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5면

 최근 지구촌 곳곳에 폭설 등 겨울 기상 이상으로 인한 재난이 발생하고 있다. 중국은 50년 만의 대폭설로 이재민이 1억 명이나 발생했고 경제적 피해도 10조원에 육박했다. 아프가니스탄에서는 15년 만의 한파로 750명이 사망했으며, 스리랑카는 홍수로 21만 명의 이재민이 발생하고 2300여 채의 가옥이 피해를 보았다. 미국의 시카고 지역과 캐나다 온타리오주도 강한 바람과 많은 눈으로 대부분의 지역이 고립된 바 있다. 지구온난화로 인한 인류의 대재앙이 이미 시작된 것이다.

최근 미 항공우주국(NASA)은 북극 빙하의 녹는 속도가 너무 빨라 2012년 여름이면 모두 녹아 사라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위성자료 분석 결과 지난 여름 빙하 부피가 4년 전보다 무려 50%나 감소한 것이다. 빙하가 사라지면 태양열이 반사되는 대신 그대로 바다로 흡수돼 빙하의 해빙을 가속화하는 악순환이 되풀이된다. 그런데 지구온난화로 북극 빙하가 녹아 엄청난 양의 담수가 주변 해수의 염도를 떨어뜨리자 북대서양 난류의 유입이 크게 줄어들고 있다. 영국 해양부는 지난 15년간 무려 30%의 해류 유입이 감소됐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지구온난화가 가속돼 대양 컨베이어 벨트로 불리는 지구 심해류가 완전히 정지되면 단 몇 년 안에 지구 생태계 전체가 대멸종에 이르는 대빙하기로 다시 돌아갈 수 있다고 한다.

이제 현대 인류문명은 화석에너지 낭비로 스스로 초래한 환경재앙 앞에서 최후의 몇 십 년을 남겨두고 있는지도 모른다. 한국의 탄소배출량도 총량 기준으로 세계 10위이고 국내총생산(GDP) 대비 석유 수입액이 4.88%로 세계 2위다. 석유 한 방울 나지 않는데도 많은 사람이 대형 자동차를 선호하고 공회전을 하면서도 스스로 부끄러운 줄도 모르는 ‘환맹(環盲)’들이다. 사회지도층 인사들이 검소하고 절약하는 생활로 앞장서 모범을 보여야 국민들도 따라 한다.

가쁜 숨을 몰아쉬는 지구를 보면 이젠 더 이상 머뭇거릴 시간이 없다. 기업들은 에너지 효율을 높이는 연구는 물론이고 신재생에너지를 개발하며 에너지 절약형 자동차나 가전제품 연구를 가속화해야 한다. 국민들도 생활 속에서 자가용 대신 버스나 지하철을 애용하는 에너지 절약이 생활화돼야 한다. 겨울엔 실내에서 난방을 자제해 18도 정도로 유지하고 대신 내복 입는 습관을 들이자. 컴퓨터를 사용하지 않을 때에는 꼭 끄도록 하자. 화려한 간판을 규제하고 가로등도 빛을 감응해 자동으로 꺼지는 스위치를 달거나 태양전지를 달면 더욱 좋을 것이다.

 우리는 예외 없이 지구와 운명을 함께해야 한다. 지금부터라도 지구를 살리기 위한 주인 의식을 갖고 국내에서 최초로 실시되는 ‘탄소 제로 선언’에 모두 참여해 보자. 특히 학교에서는 학생들이 모여 환경동아리를 만들고 선생님은 수업시간에 지구온난화의 심각성을 가르치자. 학생들이 다 함께 지구 살리기 운동에 참여할 수 있도록 자신이 내뿜은 이산화탄소를 계산하는 시간을 갖도록 하자. 내가 배출한 이산화탄소를 책임질 수 있도록 초과 배출한 만큼 절약하고 기부금을 내서 나무를 심는 등 지구온난화로 인한 재앙을 막는 일에 다 함께 동참해 보자.

이기영 초록교육연대 상임대표·호서대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