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언대>지방화 핵심은 弱者共榮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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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일본 도쿄(東京)도지사 선거에 출마했다 떨어진 사람중에 이와쿠니 데쓴도(岩國哲人.59) 같은 잊기에 아까운 인물이 있다.
그는 세계 최대의 증권회사인 미국의 메릴린치社 부사장자리를 53세에 박차고 나와 인구 8만5천명이 사는 고향 이즈모(出雲)市로 내려와 시장선거에 당선,제2의 인생을 출발했다.
최근 그에 관한 다큐멘터리 비디오를 우연히 볼 기회가 있었다.그의 지방정치에 대한 견해는 독특하다.그 역시 새로운 세기의대세를 세계화와 지방화로 보는데는 다른 지식인.경제인들과 다르지 않다.
그러나 세계화가 「최고만이 살아 남는다」는 것으로 통상 이해되는 「강자의 논리」라면,지방화는 지방인.시민등 全 공동체 구성원의 삶의 질을 높이는 것으로 「잃어버린 양 한마리라도 반드시 찾는다」는 「약자의 논리」라고 규정하는 점에서 다른 이들과차이가 나 상쾌함을 느낄수 있었다.
최고에 대한 추구(세계화)와 작은 것에 대한 사랑(지방화)이서로 견제와 조화를 이뤄야 한다는 함축이다.
그다음은 그가 실제 집행과정에서 보여준 놀라운 지방행정의 혁명이다. 그는 전임자로부터 인계받은 예산항목.사업방침.부서명칭까지 모두 「방법적으로 무시하고」제로베이스에서 출발했다.부서 이기주의에 따라 수개 영역으로 구분됐던 쓰레기행정을 「쓰레기과」로 일원화하는 과감한 개혁을 했다.
일본 전역에서 『행정은 최대의 서비스산업』이라는 말을 유행시켜 오늘의 결과를 끌어낸 것도 그가 불러일으킨 바람이었다.
자치단체장이 되기 위해 나서는 후보들이 꼭 데쓴도시장을 기억해주기 바란다.
이오영〈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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