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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소리 춘향가, 영문으로 즐기세요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4면

전주세계소리축제조직위원회(위원장 안숙선)가 판소리 ‘춘향가’의 사설 전체를 영문으로 번역한 사설집과 자막 CD를 출간했다.

세계무형문화유산으로 지정받은 우리 고유의 판소리를 해외 각국에 널리 알리고 대중화하기 위해서다.

춘향가 사설집은 전체 500여쪽으로 왼쪽 페이지에는 국문을, 오른쪽 페이지에는 영문을 실었다. 영문 사설집은 군산대 최동현(국문학) 교수와 포항공대 박승배(철학)교수가, CD는 군산대 오석형(기계공학) 교수가 주도해 만들었다. 작업은 지난해 3월부터 1년 가까이 걸렸다. 이들 사설집은 김연수·정응민·정정렬·김소희 등 4개 유파별 바디를 각각 한 권의 책으로 정리했다. 바디는 각 유파별 스승으로부터 제자들에게 전승돼 내려가는 특유의 소리를 말한다.

최동현 교수는 “판소리에 담긴 우리 고유의 정서를 살리면서도 외국인들의 눈높이에 맞추려고 노력을 했다”며 “특히 사설에 많은 관용어구와 비유적 한시 등을 영문으로 옮기는 일이 힘 들었다”고 말했다.

소리축제조직위는 이 영문 사설집과 CD를 외국인들의 판소리 공연 이해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각종 공연장과 외신기자 클럽 등에 배포할 계획이다. 또 수궁가·적벽가·흥보가·심청가 등 나머지 판소리 네 바탕 사설 전체에 대한 영문 사설집과 자막 CD 제작에도 곧 나설 계획이다.

조직위 관계자는 “소리축제 공연 때 시범적으로 영어 자막 CD를 걸어 외국인들이 반응이 좋은 걸 보고 춘향가 전체를 영문으로 번역하는 작업을 했다”며 “해외 판소리 공연에서 관객과 소리꾼이 쉽게 공감대를 형성하는 데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장대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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