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장성 정기人事 내용과 배경-하나회 배제 실무형 우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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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12일 단행된 軍장성 정기인사는「하나회 배제」와「실무형 우대」등으로 요약된다.
지난해 육군인사에 이어 이번에도 하나회 출신 장성은 승진에서모두 탈락됐다.청와대를 비롯한 정치권과 안보관계자들 사이에 거론되던 하나회에 대한 해금설이 무위에 그친 것이다.이와함께 하나회 출신 장교들이 한번씩 불이익을 받은 만큼 이젠 동등한 입장에서 승진평가를 하겠다고 한 청와대의 언명이나 이번 인사의 기준이 국가에 대한 충성심.능력.도덕성이라고 강조한 윤용남(尹龍男)육군총장의 발언도 육군내의 뿌리깊은 反하나회 감정속에 그냥 묻혀버렸다.
10월에 있을 다음 정기인사에서 하나회 구제 문제가 재론되겠지만 그 여부를 떠나 이같은 인사운용은 軍내부에 갈등을 지속시키는 요인이 될 것이다.
이는 하나회가 지니는 정치적 의미에서 뿐 아니라 하나회를「제거」한 이후의 군 인사가 결국 새로운 인맥 형성에 불과,진정한군개혁을 기대하기 어렵게 됐다는 점에서 그렇다.
이번 인사는 육군의 자체 판단으로 이뤄졌다.지난달 있은 대장급 인사에 대한 육군내 불만을 의식한 이양호(李養鎬)국방장관이육군에 전적으로 일임했기 때문이다.그 결과 김동진(金東鎭)합참의장-윤용남(尹龍男)육군총장 라인 인물 중심의 인사가 됐다는 중론이다.
군단장으로 나가는 두 장성의 경우가 단적인 예다.
군단장으로 보임된 楊모 소장의 경우 사단장 재임중 공사와 관련해 부하가 금품을 받아 구설수에 오른 적이 있으며,徐모 소장은 사단장 재임시 부하 대대장의 훼불(毁佛)사건으로 보직해임된바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육군은 그들의 군단장 임명을 강행했다.국방부 일각에서 사후 물의 가능성 지적이 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나 이런저런 이유를 들어 관철시켰다는 얘기다.
군내 사조직 일소를 이유로 새 정부 출범 첫해에 단행된 하나회 제거작업이 결국 당시 국방장관-육군총창 라인으로 완전히 재생된 것을 상기시키는 인사인 것이다.일단 긍정적 평가를 받는 실무형「우대」부분도 문제가 없는 것이 아니다.
군은 이번 인사에서 종전의 1순위를 차지하던 작전통을 제치고전략증강 계통의 실무형들을 발탁했다.
육군 참모차장에 기용된 이재관(李在寬),해군 참모차장에 기용된 남정명(南正明)이 그들이다.특히 南중장은 해군에서 절대적 지위를 누리는 항해병과가 아닌 기관병과 출신으로 조함단장등 지원병과 출신이다.
〈金珉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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