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날릴것!!!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8면

주민들은 누구든지 해마다 일정기간 육체노동에 동원된다.사회노동 의무를 지기 때문이다.형태는 다양하다.
당간부나 사무원들은 매주 금요일 육체노동에 나선다.이른바 금요노동이다.인민학교 학생들은 주변 농장에 나가 물을 주거나 벌레를 잡는다.고중 3학년이 되면 본격적인 농촌지원에 참가해야 한다. 대학생들은 대형 건축공사나 다리건설등에 참여한다.올해는당창건 50주년인 10월10일 완공을 목표로 당창건 기념탑과 청류다리 2단계 건설사업이 한창이다.사로청기관지 노동청년에 따르면 이들 건축물을 짓기 위해 김일성(金日成)대학.평 양외국어대학.평양대동강고등물리전문학교등 평양시내 대학생들이 집단동원되고 있다는 것.나머지 각급학교들은 건설자재나 물자지원을 마련하는 한편 금릉2동굴과 문수동~연못동 도로확장공사에 참여하고 있다고 밝혔다.
인민학교(국교)학생들은 주로 가벼운 일을 돕는다.
『인민학교 2학년말부터 사회노동에 참가했다.도로에 돌을 세우거나 가루 칠하기.벌레잡기등 노동의 종류는 상황에 따라 다양하다.가을에는 강냉이 뿌리뽑기나 두엄내기 전투를 했고 겨울에는 김일성 사적지 눈치우기 작업도 했다.』(김광욱) 『내가 살던 홍원군에는 벌레가 많아 6월이면 항상 벌레잡기 전투가 시작됐다.』(안명철) 『평양 대성인민학교 재학중에는 수업을 마치면 으레 파리.번데기잡기,나무심기등 작업이 기다리고 있었다.특히 외국인이 올 때는 청소를 심하게 했다.』(임영선) 대학생들은 대학생활 5년동안 대체로 6개월 내지 1년간 대형건축공사에 인부로 동원되는 경향이다.
『함흥 수리대학 재학중 두차례 대형공사에 동원됐다.대학 5학년 때인 87년9월에는 보통강하류 숙섬사적지 공사에 동원되는 바람에 졸업논문을 위한 실습을 하지 못했다.84년에는 공사장인양각도 임시막사에서 배고픈 생활을 했다.1주일에 한번 받는 휴가 때마다 시내 친척집등을 찾아가 떡 20~30개,국수 네그릇정도 비우며 허기를 채웠다.장화가 지급되지 않아 찬물 속에서 맨발로 작업하는 경우도 많았다.건설중 철학과목 진도가 늦다며 하루 3시간씩 강의도 진행했다.항일 유격대식 학습방법이라고 했다.』(이정철) 『81년 12월부터 다음해 4월까지는 김일성 생일 70돌을 맞아 김일성 경기장 증축공사에 동원됐다.김일성종합대학은 물리학부에서 2개학년이 나갔는데 동원은 김정일(金正日) 친필지시에 따른 것이라고 했다.』(김명세) 『대학재학중에는평성사적지 포장에 동원됐다.김일성이 삼화사적지에 들러「나무가 멋있다」고 했으므로 나무 근처를 포장해야 한다는 것이었다.』(김광욱) 직장인들도 직장마다 특성을 살려 사회노동에 참여한다.
함흥시 햇빛유치원 교사 여금주(21.여)씨의 증언.
『내가 근무하던 유치원에서는 부업지를 만들어 강냉이와 콩을 심었다.교원들에게 퇴비작업등 노동을 하라고 하므로 여름에는 아이들 보는 시간보다 부업지 가는 시간이 많았다.』 간호사 임정희씨는『병원에서는 주로 일요일에 약초를 캐거나 나무를 심었다』며『의학부문에 종사하는 사람들은 1인당 약초채취 계획이 있어 도라지.더덕.삼지구엽초.도토리.버섯등을 캤다』고 밝혔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