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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4대 우주강국’ 희망 쏜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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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쓰쿠바 과학산업단지의 JAXA 우주센터에서 연구원들이 키보의 실험실과 같은 모델을 놓고 실험 중이다.

키보(검은 선으로 표시)가 국제우주정거장에 연결된 가상도. [사진=원낙연 기자]

3개의 로켓발사대와 우주관측소, 우주박물관 등을 갖춘 다네가시마 우주발사장은 푸른 바다 옆에 있어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우주발사장’으로 불린다.

#1 일본 도쿄 인근에 있는 쓰쿠바 과학산업단지. 31개 정부 연구기관과 300개 민간 연구기관이 밀집된 일본 과학기술의 심장부다. 13일 이곳에 있는 일본우주항공개발기구(JAXA) 우주센터 연구동에 들어서자 직경 4.4m, 길이 11.2m의 거대한 원통이 눈에 들어왔다. 미국에서 발사 대기 중인 국제우주정거장(ISS) 일본 실험동인 ‘키보(희망)’의 실험실과 같은 모델이다. 키보는 실험실·보관실·실험플랫폼 등 세 부분으로 분리돼 다음달부터 1년간 차례로 미국 우주왕복선에 실려 국제우주정거장으로 이동된다.

JAXA의 오이카와 고키 선임연구원은 “키보는 미국·러시아·유럽우주기구(ISA)에 이어 넷째로 설치하는 ISS 실험동”이라며 “실험동 중 가장 큰 규모로 4명의 비행사가 동시에 활동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우주 4강국에 들어가려는 일본의 꿈을 상징하는 것이다. 총액 3350억 엔(약 2조8600억원)이 투자되는 거대한 프로젝트다.

#2 가고시마(鹿兒島)현 다네가시마(種子島) 우주발사장. 1969년부터 다네가 섬의 동남쪽 8.64㎢ 부지에 건설된 이곳은 로켓발사대 3대와 우주관측소·우주박물관 등을 갖추고 있다. 이곳을 찾은 14일엔 초고속 인터넷 위성 ‘윈즈(WINDS)’를 실은 로켓 발사를 앞두고 긴장감이 팽팽하게 감돌고 있었다. JAXA의 오시마 다쓰오 보도부장은 “당초 15일 발사 예정이었으나 로켓 점검 도중 이상이 발견돼 갑자기 취소됐다”며 “사소한 결함도 엄청난 실패를 낳기 때문에 발사를 앞두면 모두가 극도로 예민해진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9월 14일 일본의 첫 달 탐사위성인 ‘가구야’를 실은 H2A로켓도 이곳에서 성공적으로 발사됐다. 일본 우주개발 역사에서 새로운 이정표가 세워진 것이다. 민간(미쓰비시중공업)이 처음 로켓 발사에 성공했기 때문이다.

일본은 산업적 가능성을 위해 민관이 역할을 나눠 우주개발에 나선다는 전략을 갖고 있다. 미쓰비시중공업의 아사다 소이치로 우주기기부장은 “현재 유럽·러시아·우크라이나가 독점하고 있는 상업용 로켓 시장에서 매년 1~2기씩 수주하는 게 목표”라며 “한국의 로켓 발사사업에도 참여하고 싶다”고 희망했다.

이뿐만 아니라 중소기업들의 활약도 매우 활발하다. 2002년 결성된 오사카시 소재 히가시 오사카 우주개발협동조합(SOHLA)에는 항공기 부품업체인 아오키 등 이 지역의 중소기업 10여 곳이 참여하고 있다. 떠나가는 젊은이들을 다시 불러들이기 위해 기술력 있는 기업들이 뭉쳐 ‘소형 인공위성을 쏘아올리자’는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SOHLA의 마루카와 도모코 홍보담당자는 “이 프로젝트는 당시 침체기에 빠져 있던 일본에 새로운 활력소로 부각되면서 경제산업성의 지원사업으로 선정됐다”고 밝혔다. JAXA와 도쿄대 등 유명 대학 5곳도 이곳의 연구를 지원하고 나섰다. SOHLA는 사방 50㎝ 크기에 무게 50㎏가량인 1호기를 완성해 올해 안에 쏘아올릴 계획이다.

쓰쿠바·다네가시마·오사카=원낙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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