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줌업>"장희빈" 인현왕후役 김원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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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7면

연기자로서 변신의 기회를 많이 갖는 것은 행운이 아닐 수 없다.그 만큼 운신의 폭이 넓어져 자신의 면모를 다각도로 내보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탤런트 김원희(23)는 운이 좋은 연기자다.사실 2년 남짓한 짧은 연기생활 동안 그녀처럼 변신을 거듭한 연기자도 드물다.
MBC 『서울의 달』의 시골뜨기 호순이에서 SBS『이 여자가사는 법』의 천방지축 신세대주부로 변신했다가 이번에는 SBS『장희빈』에서 정숙한 여인의 표상으로 꼽히는 인현왕후로 또다시 탈바꿈 한다.
그녀는 요즘 새로운 연기 의욕에 불타고 있다.
변신도 변신이지만 『이여자…』에서 신세대여성 최윤나역을 맡은죄(?)로 『버릇없고 자기중심적』이라는 시청자들의 항의 전화에시달려야 했기 때문이다.
요즘에는 윤나가 많이 점잖아져서 항의가 줄었지만 한때는 『서울의 달』에서 춘섭(최민식扮)에게 구애할때 던지던 대사 『왜 나만 미워해』를 시청자들을 상대로 해야할 지경까지 됐었단다.
『정말 힘들었어요.저의 성격이 원래 그런 것도 아닌데…하지만시청자들이 미워하면 할수록 제가 실감나게 연기한 것이 아니겠느냐고 스스로 위안했지요.』 새로운 연기세계를 펼칠 좋은 기회를맞아 가슴이 설레는 만큼 첫 사극 출연이라 부담도 크다.특히 인현왕후의 등장으로 전환점을 맞게 될 『장희빈』이 앞으로 장희빈과 인현왕후를 양대축으로 전개되기 때문에 제작진이 그녀에게 고도의 심리 .표정연기를 주문하고 있어 더욱 그렇다.
『철저하게 가정교육을 받고 포용력과 인격적 품위가 높은 궁중의 최고 여주인역을 어떻게 소화해내야 할지 걱정이에요.』 김원희는 인현왕후 적격자를 찾는데 몇달을 고민한 제작진은 물론 시청자들을 실망시키지 않기 위해 사극 영화와 드라마 비디오 테이프를 구해보며 궁중연기 연습에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그것은 또한 변신의 기회를 남보다 많이 갖게 된 것이 단지 행운의 결과만은 아니라는 사실을 증명해 보이고 싶은 욕심이기도하다. 1m68㎝의 늘씬한 몸매에 깜찍한 미모를 갖춘 대표적 신세대 연기자인 김원희가 어떤 모습의 옛 여인으로 우리 앞에 나타날지 기대된다.
글=李勳範기자 사진=吳東明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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