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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ve Earth Save Us] 미국에 부는 ‘에코맘’ 바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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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미국에서 환경운동에 앞장서는 ‘에코맘(EcoMom)’이 각광받고 있다고 뉴욕 타임스(NYT)가 16일 보도했다.

자연 훼손에 깊은 관심을 갖고, 일상생활과 육아 과정에서 적극적으로 환경보호를 실천하는 주부들을 뜻한다. 자녀 교육에 전념하는 ‘사커맘(soccer mom)’ ‘헬리콥터맘(helicopter mom)’에 이어 이들이 미국 주부들의 새로운 표상으로 등장했다.

이들은 환경보호 웹사이트를 만들거나 지역 모임을 조직해 쓰레기 줄이기 등 실생활에서 얻는 지혜를 공유하고 있다. 쓰레기 없는 도시락 만들기, 찬물과 생물분해 세제를 이용한 세탁법, 절약형 형광전구 이용 등이 대표적인 예다. 자녀들을 기다릴 때 자동차 공회전하지 않기, 현지 식품 먹기, 사용하지 않는 전자제품의 전원 차단 절전장치 이용 등도 의무사항이다. 자원 절약을 위해 장난감 및 입던 옷 나눠 쓰기 운동도 활발히 전개하고 있다. 심지어 환경보호에 대한 지나친 강박관념으로 인해 ‘환경불안(EcoAnxiety)’ 단계까지 간 주부도 있다. 자원을 아낀다면서 딸이 쓴 목욕물을 다시 쓰기도 한다는 것이다.

에코맘 출현에는 환경보호를 중시하는 사회 분위기가 크게 작용했다. 특히 앨 고어 전 부통령의 환경 다큐멘터리 ‘불편한 진실(Inconvenient Truth)’이 큰 반향을 일으키면서 급증했다. ‘에코맘 얼라이언스’란 단체에는 미 전역에서 9000명 이상의 회원이 활동하고 있다. NYT는 “여론조사에 따르면 남성보다 여성들이 환경보호에 더 큰 관심을 갖고 있다”며 “여성 주도의 생활을 통한 지역 환경운동이 더욱 확산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뉴욕=남정호 특파원

◇사커맘(soccer mom)=1990년대 자녀 교육에 열성적이던 주부. 미국에서 방과 후 축구클럽에서 활동하는 아이를 차로 데려다 주며, 아이의 학습과 활동 등을 지도한 데서 비롯됐다.

◇헬리콥터맘(helicopter mom)=헬리콥터처럼 학교 주변을 맴돌며 자녀를 위해 사사건건 학교 측에 간섭하는 주부. 학교에 수시로 전화해 숙제와 점심 메뉴를 조언하며, 전문가를 동원해 대학 입학 에세이까지 써주기도 한다. 자녀가 직장에 취직하면 부서 배치 조정이나 경력 관리에 나서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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