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차 얼마나 날까 대개의 제품이 그렇듯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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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호 30면

LG전자 LCD TV ‘스칼렛’. 측면과 뒷면을 주홍색으로 단장하는 등 디자인을 강조했다.

가격차 얼마나 날까

대개의 제품이 그렇듯 LCD TV와 PDP TV도 온라인 쇼핑몰에서 사는 게 가장 싸다. 같은 모델을 백화점 가격(정찰가 기준)보다 수십만원 싸게 파는 쇼핑몰이 수두룩하다. 백화점보다 싸게 디지털 TV를 파는 할인점도 온라인 쇼핑몰엔 못 미친다.

중앙SUNDAY가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유통 경로별 디지털 TV 가격 차이를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백화점과 온라인 쇼핑몰(최저가 기준)의 가격차는 32인치의 경우 30만원이 넘었다. 또 40인치대 제품은 모델에 따라 50만~150만원의 격차를 보였다. 삼성전자의 57인치 LCD TV(모델명 LN57F91BD)는 무려 300만원의 차이가 났다. 화면이 커질수록 가격차가 벌어진 것이다. <표 참조>
 
PDP TV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모델에 따라 53만~290만원의 가격차를 기록했다. 수입품인 일본 소니 제품은 백화점과 온라인 쇼핑몰 간 가격 차가 상대적으로 작아 40인치대가 17만~33만원, 50인치대가 40만~60만원인 것으로 조사됐다. 백화점 가전 매장이 정찰가에서 5~10%가량을 깎아주는 것을 감안해도 가격만을 고려한다면 온라인 쇼핑몰에서 사는 게 유리하다.

품질이 다른 걸까

삼성전자 LCD TV ‘파브 보르도 550’. 기존 TV보다 섬세한 화질과 폭 넓은 색상을 제공한다(上). 삼성전자 PDP TV ‘깐느’. PDP TV는 LCD TV에 비해 화면 밝기가 떨어지지만 색상이 부드럽다(下).  

회사원 조모(37·서울 용산구)씨는 가전제품을 주로 백화점에서 구입한다. 조씨는 “백화점에서 파는 가전제품은 좋은 부품을 사용해 만든 것으로 알고 있다”며 “한 번 사면 5년 이상 사용할 물건인데 돈을 좀 더 주더라도 제대로 사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다음달 결혼하는 송모(27)씨는 혼수용으로 42인치 PDP TV의 모델까지 결정했지만 어디서 사는 게 좋을지 고민 중이다. 송씨는 “가격만 본다면 백화점 대신 온라인 쇼핑몰이나 할인점을 찾는 게 당연하지만 그런 곳에서 사는 게 왠지 꺼림칙해 선뜻 마음을 정하지 못하고 있다”고 털어놓았다. 송씨가 마음에 두고 있는 제품의 백화점 가격과 온라인 최저 가격의 차이는 50만원가량 된다.
 
조씨와 송씨가 믿고 있는 ‘백화점 제품=고급, 온라인·할인점 제품=싸구려’란 믿음이 근거 있는 것일까. 제조업체 관계자들은 잘못된 믿음이라고 잘라 말한다. 국내 양대 TV업체인 삼성전자와 LG전자는 납품 가격을 낮추기 위해 할인점과 인터넷 쇼핑몰에 백화점 납품 제품과는 다른 제품을 공급하지 않는다. 다만 백화점엔 고가품 위주로, 할인점과 온라인 쇼핑몰엔 저가품부터 고가품까지 다양하게 공급할 뿐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유통업체별로 기능과 품질이 다른 제품을 만들면 생산 효율이 떨어지기 때문에 모든 유통업체에 동일한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LG전자는 백화점과 직영점엔 고가품 위주로, 할인점과 인터넷 쇼핑몰엔 중·저가품 위주로 공급한다는 원칙을 갖고 있다. LG전자 관계자는 “백화점에서 파는 모델은 할인점이나 인터넷 쇼핑몰엔 웬만해선 공급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나 시장에선 이 같은 판매 원칙이 지켜지지 않는 것으로 확인됐다. 실제 중앙SUNDAY 조사 결과 LG전자가 백화점에 공급하는 디지털 TV 대부분을 온라인 쇼핑몰에서도 살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용산 아이파크몰 디지털프라자의 장수석 부장은 “백화점이든 온라인 쇼핑몰이든 모델 번호가 같다면 동일한 품질과 기능을 갖춘 제품”이라고 설명했다.
 
화질이 다르다는데

최근 HD(고화질)급 LCD TV를 구매한 회사원 이모(44)씨는 9시 뉴스를 시청하다 이상한 점을 발견했다. 뉴스 오른쪽 위에 HD급 화질로 방송된다는 자막이 나왔지만 화질이 브라운관 TV보다 약간 나은 정도였다. 제조업체에 문의했더니 엉뚱한 데 문제가 있었다. 이씨가 가입한 디지털위성방송 스카이라이프가 HD급보다 한 단계 밑인 SD급 전파를 송신하는 탓에 HD 방송을 볼 수 없다는 것이다. 스카이라이프는 4월에야 HD급 전파를 송신할 예정이어서 이씨는 그때까지 HD방송 시청을 포기해야 할 상황이다. 디지털케이블방송 가입자도 별도 요금을 내고 HD방송 수신 전용 셋톱박스를 임대하지 않으면 이씨처럼 HD TV로 낮은 화질의 화면을 볼 수밖에 없다.
 
이런 상황인데도 시중엔 풀HD(초고화질) LCD TV까지 나와 있다. HD TV는 100만 화소급의 영상을, 풀HD TV는 200만 화소급의 영상을 재현할 수 있게끔 개발됐다. 화소 수가 큰 제품일수록 좋은 화질을 제공한다. 그런 만큼 풀HD급 제품 가격은 HD급보다 30% 이상 비싸다. 삼성전자 파브 보르도 40인치 LCD TV 가격(이하 온라인 최저가 기준)은 HD급이 125만원인 데 비해 풀HD급은 165만원이나 된다. LG전자 42인치도 HD급은 128만원에, 풀HD급은 170만원에 팔리고 있다. 그러나 정작 소비자가 육안으로 느낄 수 있는 풀HD와 HD TV의 화질 차이는 미미하다. 얼핏 보기에 풀HD 제품의 색상이 진하다는 느낌이 드는 정도다. 앞서 예를 든 디지털위성방송 가입자나 HD방송 수신 전용 셋톱박스를 설치하지 않은 디지털케이블방송 가입자가 아니어도 그렇다. 그 이유는 아직 방송사들이 풀HD용 프로그램은커녕 HD용 프로그램도 제대로 공급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TV의 진화 속도를 방송국이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얘기다.

다만 풀HD급 TV는 X박스·플레이스테이션3 등 일부 게임기나 블루레이(최신형 DVD)에 공급되는 풀HD용 콘텐트를 즐길 때엔 제 값어치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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