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념경제학] 가방끈 길다고 취업 잘되는 건 아니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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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학력이 높아지면 취업 기회가 많아지는 게 일반적이지만 우리나라에선 그 상관관계가 약하다는 분석이 나왔다.

그런데도 좀 더 나은 직장을 구하기 위해 취업을 미룬 채 공부를 더 하려는 대학생이 늘고 있고, 이 때문에 청년층의 경제활동 참가율은 갈수록 낮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15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최근 경제활동 참가율의 하락 배경과 시사점’에 따르면 15∼29세의 경제활동 참가율은 2005년 48.8%에서 2006년 47.1%, 2007년 46%로 꾸준히 하락했다. 이는 학력 간 임금 격차가 확대됨에 따라 공부를 더 해 좋은 직장에 취업하려는 청년층이 늘었기 때문으로 보고서는 분석했다. 또 부모 세대의 실질소득이 높아지면서 부모에게 기댄 채 취업을 미루는 대학생이 증가한 것도 청년층의 경제활동 참가율을 하락시킨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특히 2005∼2006년 청년층의 경제활동 참가율이 하락한 데는 ‘재학생 비중의 상승’이 가장 큰 이유로 꼽혔다.

하지만 사회 전반적으로 고학력화 현상이 나타나고 있으나 이것이 개인에게 더 많은 취업 기회를 제공하지는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서는 추정했다. 학력과 취업의 상관관계가 많이 약해졌다는 것이다. 배성종 한은 조사국 과장은 “교육 제도나 내용이 기업의 수요와 맞지 않는 면이 있는 데다 고학력화는 경기와 무관하게 진행되고 있기 때문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남윤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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