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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람] (70) 서울 성동 한나라당 김동성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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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창조의 시기입니다. 투쟁과 파괴의 시기는 갔습니다. 창조의 시기에 필요한 법률 전문가로서 법치주의 확립에 일조하고 싶습니다.”

분구되는 서울 성동구에서 한나라당 간판으로 출마하는 김동성(33) 변호사는 “입법부는 법을 만드는 기관인 만큼 법 전반과 현행법의 문제점을 잘 아는 법률 전문가들이 국회에 많이 진출해야 한다”며 “선진국들도 법률가 출신 의원들이 많다”고 주장했다. “법률가 출신 대통령에, 두 야당의 대표가 다 법대 출신이고 법률가 출신 의원들이 과장하면 부지기수인데 왜 법치주의가 안 되느냐”고 물었다.

“좁은 땅덩어리에 단일 민족 국가를 유지하다 보니 지연·학연 등 연고주의가 성한 탓이 아니겠느냐”는 응답이 돌아왔다. 그의 말대로라면 법치주의 확립은 요원해 보인다. 근원적인 처방전을 쓰기란 불가능해 보이기 때문이다. 그의 말대로 국회를 법률가들로 채우면 과연 법 앞에 만인이 평등해 질까?

그는 한나라당의 젊은 새 피다. 그와 겨룰 열린우리당의 임종석 의원보다도 다섯 살이나 젊다. 임 의원은 16대 국회 최연소 의원이었다. 그가 등원할 때보다 한 살 적다. 김 변호사는 정치는 어렸을 적부터의 꿈이었다고 말했다.

“군인·사업가·기자와 함께 정치인이 되고 싶었습니다. 모두 활동적인 직역(職域)에 속한다는 게 공통점이죠. 사람 만나기를 즐기는 편이거든요. 물론 정치 신인으로서 제대로 된 정치, 깨끗하고 생산적인 정치를 해 보고 싶은 욕심도 있습니다.”

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전대협) 3기 의장을 지낸 임 의원이 운동권 출신이라면 그는 제도권에서 활동했다. 대학 때부터 몸담았던 경실련도 예외가 아니다. 그는, 임 의원과는 같은 30대지만 ‘낙하산’인 그와 달리 자신은 성동의 ‘골수 토박이’라고 주장했다. 초중고(사근초·한영중·성동고)를 이곳에서 나왔고, 인천지법 판사로 있을 때 잠시 영등포에 산 것 빼고는 삶의 터전도 줄곧 성동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영등포는 왠지 정이 안 가더라”며 “이런 회귀본능이야말로 지역에 대한 애착의 뿌리로, 지역 발전의 에너지로 승화시킬 수 있다”고 강변했다. 임 의원의 출신 대학인 한양대 법과대학원에서 박사과정을 이수하기도 했다.

▶ 김동성 후보는 "진보와 보수는 개념이 모호할 뿐더러 시대에 따라 변하는 것"이라며 "추상적인 담론의 함정, 비생산적인 논쟁을 경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사진=이찬원 월간중앙 기자

‘솔로몬의 선택’이란 한 방송사 텔레비전 프로그램에 고정 출연해 온 그는 젊은 실용주의자·현실주의자를 자처했다.

“저의 선거구인 마장동 우시장 상인들이 요즘 쇠고기 소비가 줄어 울상입니다. 그런 데도 정부 차원에서 이렇다 할 대책을 못 세우고 있어요. 우선 쇠고기가 안전한지 검증해 봐야죠. 정부가 안전하게 먹는 방법은 무엇인지 연구해 보고, 이를 국민들에게 홍보해 쇠고기 소비를 촉진해야 합니다. 이런 게 실용주의적 접근이죠. 북한핵 문제도 이상주의·감상주의에서 벗어나 힘의 논리를 이해하면서 푸는 방법을 찾을 수 있습니다. 햇볕 정책이 무슨 신주단지는 아니지 않습니까? 중국과의 협조가 이루어 진다면 저는 대북 봉쇄 정책을 쓸 수도 있다고 봅니다.”

그는 “진보·보수의 개념은 모호할 뿐더러 시대에 따라 변하게 마련”이라며 추상적인 담론은 이제 집어치우자고 말했다. 노무현 정부에 대해서는 “정치 개혁은 대체로 잘 하고 있는 것 같은데 경제와 외교를 못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경제가 나쁘면 그에 대한 포괄적인 책임을 정권이 질 수밖에 없지 않으냐고 그는 덧붙였다.

“자주 외교니, 동맹 외교니 하는 말들도 사실 불필요합니다. 자주를 하기 위해 동맹을 이용하는 겁니다. 대립 개념이 아니예요. 오해의 빌미를 제공할 필요 뭐 있습니까? 그런 관점에서 용미론(用美論)이 나오는 겁니다. 이 나라 안보를 튼튼히 하는 데 한미동맹은 유용한 도구입니다.”

한나라당에 대해선 “꼴통 보수로 비쳐지는 부분, 부패한 이미지를 정리할 때가 됐다”며 “합리적이고 개혁적인 세력으로 거듭나 이탈하고 있는 보수층을 재결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금의 내홍에 대해선 “옥동자를 낳기 위한 산고”라고 강변했다.

“대안은, 결국 인적 물갈이밖엔 없습니다. 옛날 식 선거를 해 온 분들과 대화를 해 보면 숫제 말이 안 통합니다. 정치와 선거는 이렇게 해야 한다고 가르치는데, 그게 돈 선거, 조직 선거예요. 그 마인드를 바꾼다는 게 얼마나 힘든 일인지 알고 나니 이래서 세대교체를 해야 한다고 하는구나 싶었습니다. 결국 새로운 세력, 새로운 세대가 등장해 주도권을 쥐는 길밖에 없습니다. 주도 세력의 교체죠.”

이필재 월간중앙 정치개혁포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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