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일대 해외부동산 매물 홍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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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파리근교 그림같은 성(城)이 아파트 한채값」「낭만과 꿈의 이상향-하와이에 값싼 콘도를」.
요즈음 서울 강남구논현동일대 부동산중개업소에는 미국.유럽.동남아시아등지로부터 부동산을 팔아달라는 주문이 실물사진이 담긴 팸플릿과 함께 하루에도 수십건씩 밀려들고 있다.
넓은 정원과 숲으로 둘러싸인 프랑스 파리교외의 저택,미국 뉴욕 한복판 맨해튼의 현대식 아파트가 2억원정도면 당장 입주할 수 있다고 선전하고 있다.이밖에도 수천만~수십억원씩하는 빌딩.
콘도.호텔.골프장등 가지각색의 부동산들이 국내 수 요자들을 유혹하고 있다.
해외 매물이 밀려드는 것은 가격 하락때문이다.미국의 경우 2~3년사이에 부동산가격이 70%이상 떨어지고 거래도 이뤄지지 않자 이를 처분하려는 교포들이 국내로 눈을 돌려 강남의 유명 부동산중개업소에 매물로 내놓고 있는 것이다.또 살 던 집을 처분하고 다시 국내로 돌아오려는 역(逆)이민이 크게 늘고 있는 것도 매물홍수를 부채질하고 있다.
이처럼 해외 매물이 쏟아지자 국내 수요자들의 관심도 높아지고있다.해외 매물을 전시하고 있는 부동산에는 하루에도 5~6통씩구입절차등을 묻는 전화가 걸려오고 있다고 부동산 관계자는 말한다.이들은 주로 외국에 공부하러 가 있는 자녀 들을 위해 집을마련하거나 레저용으로 경관이 좋은 주택이나 콘도를 사겠다는 의사를 밝힌다는 것이다.그러나 개인의 해외부동산 취득 자유화방침은 서있지만 법적인 조치가 뒤따르지 않아 본격적인 거래는 연말이나 가능할 전망이다.
이들 부동산중개업소 관계자는『해외부동산 취득은 일부 부유층의과시성 소비로 비춰질 우려가 있지만 삶의 질을 향상시킨다는 차원에서 해외 부동산 거래가 보다 활성화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李炯敎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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