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할부금융社 설립 본격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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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5면

정부가 3일 할부금융업을 새로 허용키로 확정.발표함에 따라 이 새로운 유망 분야에 진출하기 위한 기업들의 움직임이 본격화되고 있다.
선진국에서 보편화돼있는 「할부금융」이라는 신규 금융업에 진출하는 계기가 될 뿐 아니라 자사제품의 판매 확장에도 큰 도움이될 것이라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이미 할부.외상 판매조직을 갖고 있는 자동차.가전회사들은 차제에 정식 할부금융회사를 차릴 계획이고 아직까지 준비가 없던 여타 대기업들도 잇따라 적극적 검토에 들어갔다.
특히 삼성.현대등 주요 그룹들은 해외에까지 이같은 할부금융회사를 세울 예정이며 일부 외국기업들은 국내로의 합작 진출을 추진중이다.
30대 그룹의 경우 할부로 팔 소비제품이 특별히 없는 한진.
대림.두산.한일.효성등 일부 그룹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진출한다는 계획.
가장 바쁜 움직임을 보이는 곳은 자동차및 전자업종.
기아자동차는 지난해 3월 설립했던「기아오토파이넌스」를 할부금융회사로 전환,이를 위해 현재 1백2억원인 자본금을 정부의 인가기준(2백억원이상)에 맞춰 대폭 증자할 계획이다.삼성그룹은 지난달 팩토링업무(메이커에 돈을 빌려주는)위주의「 삼성파이넌스」를 세운데 이어 이 회사를 할부금융회사(소비자들에게 돈을 빌려주는)로 전환키로 했다.
이를 위해 현재 10억원인 자본금을 6백억~7백억원 수준으로늘려 우선 가전제품부터 취급한뒤 장기적으로는 98년이후 생산될자동차의 할부금융도 맡게할 계획.
대우그룹은 지난해 2월 설립한「한국할부금융」의 자본금을 최근50억원에서 2백억원으로 늘린데 이어 5~6월중 정식 할부금융회사로의 인가신청을 낼 계획이다.
이 회사는▲승.상용차를 대상으로 할부금융을 시작한뒤(1단계)▲취급 규모를 확대하고(2단계)▲전자.중공업쪽으로 품목도 확대한다(3단계)는 복안이다.현대그룹은 지난해 11월 설립한 「현대 오토파이넌스」(자본금 2백40억원 규모)를 승 용차.지프차등을 모두 취급하는 할부금융회사로 전환하고 쌍용그룹도 지난해 3월 설립한「쌍용파이넌스」(자본금 2백억원)를 자동차 위주의 할부금융 전문회사로 육성키로 했다.
LG그룹은 지난해 5월 설립했던 「LG파이넌스」를 할부금융회사로 전환,TV.에어컨등 가전제품을 위주로 하되 엘리베이터.농기계등도 취급토록 할 방침이다.
고합그룹의 경우 정부 발표에 맞춰 3일「고합팩토링」을「서울파이낸스」로 이름을 바꾸고 사무실도 종로에서 강남으로 확대 이전했다.삼익악기는 금융기관등과 합작으로 신규 할부금융사 설립을 추진중이며 나산실업은 주종인 의류가 할부금융 허용업종 대상에서제외됐음에도 불구하고 컴퓨터 판매등을 위한 할부금융회사를 만들생 각이다.
한편 삼성.현대등은 올해안에 미국.유럽등지에 해외 할부금융회사를 차려 수출 확대를 꾀한다는 계획도 세우고 있다.
〈閔丙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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