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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하게 남행열차 타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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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정권교체로 갈 곳을 잃은 노무현 정부의 장·차관 등 고위공직자들이 대통합민주신당의 총선 안전 지대로 가는 남행 열차에 오르고 있다. 13일 김영룡 전 국방부 차관은 입당 원서를 내고 고향인 전남 나주-화순 지역에 출마 의사를 밝혔다. 장병완 전 기획예산처 장관과 이용섭 전 건설교통부 장관은 일찌감치 광주 북갑과 광산구에서 터를 닦고 있다.

이해찬 전 총리는 탈당했지만 그의 총리 시절 사람들은 호남에 남았다. 조영택 전 국무조정실장은 광주 서갑, 김형욱 전 민정수석비서관은 터줏대감 김원기 전 국회의장이 불출마하기로 해 자리가 빈 전북 정읍에 총선용 둥지를 틀고 있다. 총선 예비후보들의 호남 쏠림 현상에 대해 통합신당 우상호 대변인은 “영남과 충청권의 인재 영입에 어려움이 있는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래서 손학규 대표는 14일 대구, 15일 충청북도를 찾아 이 지역 출신 인재 영입과 전국 정당 건설 의지를 밝힐 계획이다.

어려운 길을 두고 고민하는 사람도 있다. 농림부 장관을 지낸 박홍수 최고위원과 한범덕 전 행정자치부 차관이 대표적이다. 경남 남해가 고향인 박 전 장관은 통합신당 최고위원 중 유일한 영남 인사여서 당에서 지역구 출마를 권유하는 분위기다. 출마할 경우 4일 통합신당을 탈당하고 무소속 출마를 선언한 김두관 전 행정자치부 장관, 한나라당 박희태 의원과 힘든 본선을 치러야 한다. 충북 청원 출신인 한 전 차관은 지난 5일 사표를 냈지만 자유선진당과 통합신당의 러브콜을 받으며 아직 마음을 정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추병직 전 건교부 장관과 이현재 전 중소기업청장은 실리를 위해 다른 길을 택한 경우다. 경북 구미을이 지역구인 추 전 장관은 지난해 10월 탈당해 무소속 출마를 선택했고, 경기도 하남에서 출마를 원하는 이 전 청장은 한나라당에 공천을 신청했다.  

임장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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