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순수 전문지 '시문학' 70여년 만에 복간키로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25면

김영랑.정지용.박용철.정인보.이하윤 등 1930년대 '시문학파' 동인들이 활동했던 순수시 전문지 '시문학'의 복간이 추진된다.

박용철기념사업회(회장 차범석)는 올해 탄생 100주년을 맞는 시인 박용철(朴龍喆.1904~38)을 기리는 뜻에서 이르면 올해 하반기 내에 '시문학'을 복간하기로 했다. 기념사업회는 이를 위해 3~4일 광주시에서 기념사업회 관계자들과 지역 문인단체, 광주시 관계자 등이 모인 가운데 '시문학'의 복간 일정과 복간 형태 등을 논의할 계획이다.

기념사업회는 2일 "박용철 기념사업 예산으로 문화관광부로부터 5000만원, 광주시로부터 5000만원 등 모두 1억여원의 예산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시문학' 복간 사업은 기념사업들의 내용이 확정된 뒤 사업비 중 얼마를 복간에 쓸 것인지 등 구체적인 일정과 계획이 결정될 전망이다.

30년 3월 박용철이 출자해 창간된 '시문학'은 31년 10월 3호를 끝으로 종간됐다. 그러나 시문학파 동인들은 문학을 이데올로기의 수단으로 보는 '프로 문학'에 맞서 순수시 운동을 전개, 현대시 형성에 기여했다.

한편 이번 주말 발간되는 계간지 '시로 여는 세상' 봄호는 박용철의 사후 66년간 잊혀졌던 박용철의 육필원고 자료를 공개한다. 공개되는 육필원고에는 박용철의 창작시 '고향'의 개작 과정, TS 엘리엇의 '프루프록 연가' 등 여러 편의 미완성 번역시, 김영랑이 박용철에게 보낸 편지형식의 산문시 등이 포함돼 있다. 자료들은 박용철의 장남인 박종달(72) 전 결핵협회 부회장이 제공했으며, 40년 발간된 '박용철 전집'(동광당서점.전 2권)에는 수록되지 않은 것들이다. 박부회장에 제공한 자료는 시작품 80여편, 평론과 수상류의 글이 6점, 20여편의 서간문, 창작 노트 12권 등이다.

신준봉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