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한국 OECD 가입신청 의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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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우리나라의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입 신청서가 공식제출되고 OECD 가입 준비사무소장이 현지 부임을 위해 출국하는등 OECD 가입을 위한 정부의 준비절차가 본격적으로 시작됐다.이번 OECD 가입신청은 이미 80년대 후반부터 지 속적인 검토를 통해 정해진 정부의 기본방침에 따라 이루어진 것이다.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민들은 왜 우리가 OECD에 가입해야 하는지에 대해 충분히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 듯하다.더욱이 최근들어 OECD 가입에 대한 부정적 견해가 학자들 사이에 일부 나타나고 있어 국민들의 이해를 어렵게 하고 있다.
OECD 가입에 대한 우려를 표명하는 학자들의 견해를 보면 OECD 가입 자체를 반대하는 것은 아니며 단지 가입시기가 너무 빠르다는 것을 지적하고 있다.특히 경상무역외거래및 자본이동자유화 규정을 수락해야 하고 공적원조를 대폭 확 대하는 것이 우리 경제 현실에 비추어 너무 이르다는 주장이다.그러나 이는 기본적으로 OECD의 성격을 정확히 파악하지 못한데서 기인한 것이다. 우리나라는 경제및 무역규모로 볼때 이미 세계 10위권에 진입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양적 팽창만 가지고는 선진국으로의 진입이 불가능하다.즉 우리의 경제운용방식이 선진국형으로 바뀌지 않고서는 지속적인 경제성장은 물론 선진국 수준의 삶의 질을 달성할 수 없을 것이다.우리가 최근 세계화를 추진하는 것도 기본적으로 경제를 포함한 모든 분야에 있어 국가 운용방식을 선진국형으로 바꾸기 위한 것이다.
그렇다면 선진국형 국가 운용방식의 핵심은 무엇인가.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투명하고 일관성 있는 정책을 수립.이행하는 것이라고 하겠다.OECD에 가입하면 회원국들은 각국의 정책에 대해 항시 협의하고 검토해야 한다.
이러한 과정에서 각국의 정책은 투명해지고 일관되게 이행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우리는 문민정부가 들어서면서 정책의 투명성.일관성의 중요성을많이 강조했다.특히 우리 국민들은 정권이 바뀌기 때문에 정책이바뀌는 일은 더이상 계속돼서는 안된다는 것을 지적해 왔다.OECD 가입의 가장 큰 의의는 바로 이■한 정책 의 투명성.일관성을 확보할 수 있다는 것이다.과거에 흔히 볼 수 있었던 불투명한 정책과 일관성 없는 정책이행으로 생겨나는 비리와 불로소득은 없어지게 될 것이다.
OECD 가입에 따른 단기적인 부담을 경시해서는 안 될 것이다.그러나 OECD가입 신청을 공식 제출한 이 시점에서 OECD 가입의 찬반논쟁으로 국력을 소모해서는 안 될 것이다.오히려앞으로 있게 될 OECD측과의 가입 협의에 대비 해 우리 경제사정에 맞는 전략을 세우고 가입후 영향을 고려한 보완대책을 강구하는데 온 국민의 지혜를 모아야 할 것이다.OECD 가입 신청은 선진국으로의 도약을 위해 국가 운영방식을 선진국형으로 전환하겠다는 우리 정부의 의지와 선택 으로 받아들여야 할 것이다<박태호 대외경제硏부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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