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농구장 응급의료시설 시급하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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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9면

농구코트에서 크고 작은 사고가 빈발하고 있다.
28일 MBC배대학농구대회 첫날 단국대의 가드 배한근(裵漢根)이 경기도중 코트바닥에 머리를 부딪혀 의식을 잃고 기도가 막히는 등 중태에 빠졌다가 가까스로 목숨을 건졌다.
94~95농구대잔치에서는 연세대의 이상민(李相敏).서장훈(徐章勳).구본근(具本根)이 경기도중 부상을 당했다.지난 11,12일 호주 뉴캐슬팀과의 친선경기에서는 고려대의 전희철(全喜哲),연세대의 조동현(趙東賢)이 잇따라 중상을 입었다 .대학팀 경기에서 대형사고가 급증하는데는 나름대로 이유가 있다.
「파워 농구」로 불리는 최근의 농구흐름은 강한 신체접촉과 몸에 무리가 많이 가는 동작을 요구한다.새 정보에 밝은 대학코치들이 선수들에게 새로운 농구를 지도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문제는 선수들이 위험을 피해가며 새 기술을 구사할 수 있는 준비가 돼있지 않다는 점.지도자나 협회측에서 사고 위험에 충분히 대비하지 못하고 있어 위험은 더 커진다.
산소호흡기나 응급차 등 구명장비가 준비돼 있는 농구장은 전국에 한곳도 없다.대회를 앞두고 선수들의 신체검사나 건강진단을 해본 적도 없다.
미국의 경우 선수들은 정기적인 신체검사를 통해 이상유무를 점검받고 이상이 발견되면 즉각 경기출전이 제한된다.
28일 잠실학생체육관에 응급장비가 있었다면 사고를 당한 선수가 목숨이 위태로울 지경에 이르지는 않았을 것이다.농구협회소속의료원인 안선이(安仙二)씨가 손을 입안에 넣어 기도를 확보하고급소를 마사지해 고비를 넘긴 것은 그나마 다행 스런 일이다.
이제 농구는 달라졌고 사고 위험은 더욱 커졌다.선수들은 새로운 농구를 구사할 수 있는 기술적.신체적 대비를 서둘러야 하고코치들은 이런 준비를 도와야 한다.
그리고 앞으로 전혀 쓸일이 없더라도 경기장에 최소한의 응급장비는 마련돼야 마땅하다.
許珍碩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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