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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서울 "맑은 공기"대책 급하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3면

멕시코에는 미안한 얘기지만 지금까지 세계적으로 공기가 가장 나쁜 대도시론 멕시코시티가 손꼽혀 왔다.그러나 서울도 드디어 이 반열(班列)에 들게 됐으니 미안하기 보다 동병상련(同病相憐)을 느껴야 할 것 같다.미국 국제환경연구소의 최 신 조사에 따르면 서울은 아황산가스()와 먼지 오염도가 세계보건기구(WHO)기준치를 훨씬 초과하고 있다.아황산가스 오염도는 서울.베이징(北京).멕시코가 가장 높고,먼지가 심하기론 서울.방콕등 12개 도시가 동급에 올라있다.
서울은 다른 대기 오염원,예를 들면 납.일산화탄소.질소 산화물.오존등에서는 국제 기준치를 지키고 있으나,이것으로 위안(慰安)받을 생각은 말아야 한다.그런 안일한 마음 가짐은 급속도로심각해지는 대기오염의 해결책 마련을 더디게 할 뿐이다.
아황산가스는 석유나 석탄에서 정제한 연료를 태울 때 많이 나온다.따라서 유황성분을 최대로 제거한 연료를 개발,사용하는 것이 맑은 공기 유지의 첫번째 조건이다.이 질식성(窒息性)자극제가 공기중에 많이 퍼질 때의 위험성은 더 강조할 필요도 없다.
정부는 이번 조사 결과를 진지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80년대 후반 서울의 아황산가스 농도는 한때 개선된 적도 있었다.정유공장의 탈황(脫黃)공정이 본격화되면서 低유황 연료가 많이 보급됐기 때문이다.그러나 다시 오염도가 심해진 이유는 무엇인가.자동차 대수의 급속한 증가나 대형차량의 경 유 선호만 탓할 수 있을까.자동차 배기가스의 단속기준을 단계적으로 강화하고,빌딩과 사업장의 청정(淸淨)연료 의무사용 범위를 넓히는등 보다 강화된 대책이 있어야 한다.
아울러 서울의 먼지 오염이 보다 심각해지는 원인은 중국의 황사(黃砂)에 오염물질이 점차 증가하기 때문인데,중국은 이의 과학적 증명을 부인하고 있다.서울의 공기를 맑게 하려면 국제간의환경공조체제도 필요하다는 점을 중국측에 설득하는 작업도 필요하다.대기오염도의 증가현상이 서울에서 안양.안산.인천.군포등 주변도시로 번지고 있는 지금 보다 절실한 대책이 나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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