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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스트리트저널>美 월街,파생금융상품 구입열기 후끈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4면

설로먼 브러더스社가 액면가 81억달러의 디리버티브(파생금융상품)를 매입하기 위해 입찰에 나설 계획이라고 밝히며 최근 인기가 떨어지고 있는 이 시장에 화려하게 데뷔했다.
이번 계획을 입안한 마원 마쉬 부사장은 『설로먼 브러더스의 이번 매수제안은 그동안 디리버티브를 매입했다가 큰 피해를 본 투자자들이 이를 팔아 버릴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말했다. 설로먼 브러더스가 매입에 나선 디리버티브는 4개의 정부지원기관이 발행한 것으로 대부분 지방자치단체나 소규모 금융기관 등이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디리버티브 거래경험이 일천한 설로먼 브러더스가 뒤늦게시장에 뛰어든데 대해 경쟁사들의 시선은 곱지가 않다.실제로 이번에 매입대상이 된 59건의 디리버티브 가운데 설로먼 브러더스가 인수를 주간한 것은 단 3건밖에 없었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경쟁사인 메릴 린치社가 인수한 디리버티브는36억달러나 됐다.
최근에는 레먼 브러더스社와 메릴 린치社.모건 스탠리社.스미스바니社 등도 경쟁입찰에 나설 계획임을 공표하고 나섰다.
월 스트리트의 유수 증권회사들이 이처럼 디리버티브의 매수에 경쟁적으로 나서고 있는 것은 설로먼 브러더스에 질 수 없는 자존심 때문만은 아니다.값이 떨어진 디리버티브를 매입한 뒤 반대되는 조건을 가진 디리버티브와 복합함으로써 고정금 리나 변동금리를 갖는 보통의 채권으로 둔갑시키는 「재구성」기법이 개발됐기때문이다.
투자자들이 변덕스런 디리버티브를 헐값에 마구 팔아 댄다면 이런 기법을 이용한 장사가 의외로 재미가 있다는 것이다.지난해 40억달러의 「재구성」거래에 참여한 바 있는 한 전문가는 잘만하면 이와같은 거래를 통해 디리버티브 액면가액의 0.5% 정도를 따 먹는 것은 일도 아니라고 말했다.그의 계산대로라면 설로먼 브러더스가 이번 거래를 통해 얻을 수 있는 수익은 4천만달러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거래대상이 된 디리버티브의 3분의 2가 이미 재구성된것들이기 때문에 설로먼 브러더스가 이를 전부 매입하더라도 큰 수익을 올리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하는 딜러들도 있다.
일부에서는 설로먼 브러더스가 디리버티브시장에 갑작스럽게 뛰어든 이유로 대부분 디리버티브로 구성된 59억달러의 오렌지 카운티 채권경매에 참여했다가 뜻밖의 재미를 본 것을 든다.그러나 설로먼 브러더스가 복잡한 채권거래에 나선 것은 이 번이 처음은아니다. 2년전에는 1백억달러의 무이표(無利票) 재무부채권(이자가 없는 대신 매입할 때 이자에 상응하는 만큼 할인해 발행하는 채권)을 매입해 보통의 이표채로 재구성해 내는 수완을 발휘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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