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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名門 伊구치家 銃擊종말-창업자 손자 총격被殺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3면

91년 전통의 세계적인 가죽.패션 명품회사인 이탈리아 구치社창업주의 손자이자 前회장인 마우리치오 구치(46)가 27일 밀라노에서 피살됨으로써 가족간에 오랜 내분을 겪어왔던 구치家는 결국 비참한 종말을 맞게 됐다.
경찰은 마우리치오 구치가 이날 밀라노에 있는 자신의 사무실 밖에서 30~40대로 보이는 정장 차림의 남자로부터 총격을 받아 그 자리에서 숨졌다고 말했다.저격범은 그가 사무실로 들어서는 순간 등뒤에서 총격을 가해 어깨와 둔부에 총상 을 입힌 데이어 얼굴에 2발을 발사한 뒤 공범이 운전하는 승용차를 타고 현장을 빠져나간 것으로 전해졌다.
수사진은 당초 이 사건을 전문 살인청부업자의 소행으로 추정했으나 처음 발사한 2발로 치명상을 가하지 못한 점을 들어 아마추어의 소행으로 판단하고 있다.경찰은 그가 최근 신변위협을 받은 적이 없다면서 그가 저격된 동기는 아직 분명치 않다고 덧붙였다. 피살된 마우리치오 구치는 지난 83년 구치家의 2세인 부친 로돌포 구치가 사망함에 따라 회사 지분의 절반을 상속하며최고경영자로 발돋움했으나 사촌들과의 내분과 탈세 시비 끝에 93년 지분을 아랍系 은행에 매각하고 회장직에서 물러났 었다.
1904년 피렌체에서 창업주인 구치오 구치에 의해 고급 가죽가방과 액세서리 소품들을 판매하는 소형상점으로 출발해 세계적 회사로 발돋움한 구치社의 내분은 53년 창업주가 사망하면서 아들인 로돌포와 알도간의 불화로 시작됐다.특히 장 남인 로돌포가83년 사망하면서 삼촌과 조카.사촌들간의 법정소송이 이어지는등심각한 내분을 겪어왔다.
이번에 피살된 마우리치오는 83년 삼촌 알도를 축출하고 회사를 차지했으나 막대한 상속세를 빼돌리기 위해 아버지의 사망전 서명을 위조한 혐의로 법정에 서게 되면서 구치家는 몰락의 길을걸어 왔다.
[밀라노.로마 外信綜合=聯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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