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미 와인하우스 초대받지 못한 ‘그래미 5관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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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의 여성 싱어송라이터 에이미 와인하우스(25·사진)가 ‘2008년 그래미의 여왕’에 올랐다.

에이미 와인하우스는 11일 오후(한국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 스테이플스 센터에서 열린 제 50회 그래미 어워드에서 ‘올해의 레코드’ ‘올해의 노래’(리햅·Rehab) ‘최우수 신인가수’ 등 주요 상을 휩쓴 것은 물론, ‘최우수 팝 보컬 앨범’(백 투 블랙·Back To Black) ‘최우수 여성 팝 보컬’까지 수상해 5관왕에 올랐다. 후보로 오른 6개 부문 가운데 ‘올해의 앨범’만 허비 행콕에게 내줬다.

약물 문제 등으로 비자 발급이 거부돼 미국에 입국하지 못한 와인하우스는 영국 런던의 스튜디오에서 히트곡 ‘유 노우 아임 노 굿’(You Know I’m No Good)을 부르며 자축 무대를 열었다. 이 장면은 위성을 통해 시상식 현장에 생중계됐다.

음악평론가 임진모 씨는 “퇴폐적이고 비주류적 이미지가 강한 와인하우스가 5관왕에 오른 것은 그만큼 음악성이 뛰어나다는 것”이라며 “그래미상의 열린 시선을 읽을 수 있는 대목”이라고 말했다.

2003년 데뷔한 와인하우스는 두 번째 앨범 ‘백 투 블랙’(2006)으로 진가를 발휘했다. 그에게 그래미 석권의 영예를 안겨 준 이 앨범은 지난해 영국에서 최다음반 판매(500만 장)를 기록했다. 시사주간지 ‘타임’이 선정한 ‘2007년 최고의 앨범’에 오르기도 했다.

와인하우스는 낭만적인 1960년대 솔 음악과 모던한 힙합 사운드를 결합해 상업적인 성공을 거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하지만 사생활은 알코올 중독, 약물 투여 등 문제가 많았다.

그는 무대에서 술에 취해 노래하다가 관객들의 야유를 받고 공연 중에 무대에서 내려와 구설에 오르기도 했다. 갱생 치료를 거부하는 내용의 노래 ‘리햅’은 바로 자신의 이야기다. 그래도 지난 2주간 재활원에 입원해 약물중독 치료를 받아왔다. 하지만 수상 소식을 접하자 현지 시간으로 새벽 4시쯤 재활원을 나와 축하 무대에 올랐다.

8개 부문 후보에 올랐던 래퍼 카니예 웨스트는 ‘최우수 랩 앨범’ ‘최우수 랩 송’ ‘최우수 랩 솔로 퍼포먼스’ ‘최우수 랩 협연 퍼포먼스’ 등 4관왕에 올랐다.

 정현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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