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브프라임 손실 380조원 이를 것”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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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타인브뤼크 독일 재무장관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사태로 세계 금융회사가 입을 손실이 4000억 달러(약 380조원)에 달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고 영국 파이낸셜 타임스가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지난 주말 일본 도쿄에서 열린 선진 7개국(G7) 재무장관·중앙은행총재 회담에 참석했던 페어 슈타인브뤼크 독일 재무장관은 “G7은 서브프라임 사태로 인한 손실 상각 규모가 예상보다 커질 것을 우려하고 있다”며 이 같은 수치를 공개했다. 그가 밝힌 액수는 최근 몇 주 동안 미국 월가의 금융회사들이 입은 손실(1200억 달러)의 세 배를 넘는 규모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추정한 최대 1500억 달러 손실보다도 훨씬 많다.

마리오 드라기 이탈리아 중앙은행 총재는 “앞으로 2주일 동안 금융회사들이 서브프라임 사태 이후 처음으로 회계감사를 받는다”며 “그 결과가 사태의 분수령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G7 중앙은행과 국제통화기금(IMF)으로 구성된 금융안정화포럼(FSF)의 의장도 맡고 있는 그는 “각국 금융당국은 금융회사들이 손실 규모를 정확히 밝히도록 압력을 넣을 준비가 돼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시장에서 문제가 해결돼야 한다”면서도 각국 정부가 결국 은행에 자금을 투입할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

G7 재무장관들도 금융회사들이 시장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즉각 정확한 손실 규모를 공개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그러나 이들은 이번 사태가 어디까지 번질 것인지에 대해 명쾌한 해답을 내놓지 못했다. 문제가 워낙 복잡하게 얽혀 있어 신용 경색이 발생한 정확한 경로조차 알아내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김선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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