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탁구 남자는 "쾌청" 여자는 "흐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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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9면

남자탁구가 여자의 그늘에 가려 빛을 보지 못하던 때가 있었다. 그러나 지난해 현정화(玄靜和)가 은퇴한 뒤부터 상황이 바뀌었다.5월1일부터 중국 톈진(天津)에서 벌어지는 제43회 세계탁구선수권대회를 앞두고 20일부터 기흥 국가대표훈련원에서 실전훈련에 들어간 남녀팀의 분위기는 이를 그대로 반영해 준다.남자팀은 여유있어 보이는 반면 여자팀은 조급한 느낌이다.목표도 다르다.남자가 금메달을 노리지만 여자는 메달획득 전망이 불투명한상태다.남자는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처음으로 금메달을 따내겠다는 각오로 무장돼 있다.89년 도르트문트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유남규가 현정화와 짝을 이뤄 혼합복식에서 우승을 차지했지만 반쪽 금메달에 불과했다.
이번에 금메달이 기대되는 종목은 복식.백전노장 유남규(劉南奎.동아증권)-김택수(金擇洙.대우증권)조와 이들의 뒤를 쫓는 이철승(李哲承.제일합섬)-추교성(秋敎成.상무)조가 주인공이다.
세계랭킹 19위의 劉는 전성기를 넘겼지만 경기의 완급을 조절하는 능력과 경기를 읽는 눈이 정상급이다.하락세라는 평가를 받던 지난 1월 월드올스타서킷 일본시리즈 3차대회에서 우승,자신감에 넘쳐 있다.김택수는 파워 드라이브가 일품으로 세계랭킹 4위.오른손 펜홀더로서는 적수가 없을 만큼 세계 최강이다.
히로시마아시안게임 결승에서 유남규-김택수조를 꺾고 우승한 추교성-이철승조도 우승후보로 꼽힌다.93년말 처음 복식조를 구성한 이들은 지난해 서울그랑프리대회와 아시안게임에서 차례로 우승,사기가 한껏 올라 있다.연습경기에서는 劉-金조와 승패를 주고받을만큼 호조를 보이고 있다.
남자팀이 쾌청한 것과는 대조적으로 여자팀은 잔뜩 흐리다.박해정(朴海晶).유지혜(柳智惠).김분식(金分植.이상 제일모직),김무교(金戊校.대한항공)등이 나서지만 기술과 경기운영면에서 확실한 것을 보여주지 못해 코칭스태프를 초조하게 하고 있다.
金相于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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