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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 박근혜 vs 친 이명박 … 공천 경쟁률 명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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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한나라당 창당 이래 최고의 경쟁률을 기록한 18대 총선 지역구 공천 신청에서 이들 의원의 지역구에는 단 한 명의 경쟁자도 신청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지난 5일 한나라당 공천 신청을 마감한 결과 서울의 경우 이·홍·정 의원 외에 박진(종로) 의원 등은 경쟁자가 없어 공천심사위원회에서 특별히 문제가 되지 않는 한 공천이 확정적이다. 이명박 당선인의 측근인 정태근 전 서울시 정무부시장은 서울 성북갑에서 현역 의원이 아니면서도 단독 출마자가 됐다.

경기 지역에선 현역 의원 중 남경필·임태희·차명진·전재희·신상진·안상수·임해규 의원이, 원외로는 이사철·박종운·김해수 당협위원장이 단독 출마자가 돼 경쟁 없이 공천을 받을 가능성이 커졌다. 이들 의원 및 당협위원장은 대선 후보 경선 때부터 이 당선인을 지지했다.

박근혜 전 대표나 지난해 경선 당시 박 전 대표 측에 섰던 인사들의 처지는 좀 다르다.

박 전 대표의 지역구인 달성엔 박 전 대표 외에도 두 명의 인사가 더 공천 신청을 했다. 박 전 대표도 ‘경쟁의 관문’을 통과해야 한다는 얘기다. 박 전 대표의 대표적 측근 중 한 명인 유승민 의원은 대구 동을에서 6대 1의 경쟁을 뚫어야 한다. 부산 남을의 김무성 의원도 마찬가지다. 박 캠프의 수행단장 출신인 한선교 의원의 지역구인 용인을에도 무려 11명이 공천 신청을 했다.

물론 박 전 대표 인사 중 김학원(충남 부여-청양) 의원처럼 단독 출마한 케이스도 있다.

강재섭 대표의 지역구에도 기업인 김욱주(52)씨가 도전장을 내밀었다.

공천 신청자 중엔 검찰 간부 출신도 상당수 있다. 2004년 5월까지 광주고검장을 지낸 이범관 변호사가 경기 여주-이천에 공천 신청을 했다. 2002년 대선 직전까지 서울지검 검사장을 지낸 김진환(법무법인 충정 대표) 변호사도 서울 광진갑에 공천 신청을 했다. 여성 검사 출신인 정미경 변호사도 수원 권선에서 공천을 기대하고 있다. 한나라당 클린정치위원회에서 ‘BBK 사건’을 맡았던 오세경(전 부산지검 마약부장) 변호사도 고향인 부산 동래에 공천 신청장을 냈다.

정치권의 ‘올드보이’들도 눈에 띈다. 오유방 전 의원이 서울 은평갑에, 박종웅 전 의원은 부산 사하을에, 고 박정희 전 대통령의 조카인 박준홍 전 대한축구협회장은 서울 용산에 신청서를 냈다. 권문용 전 3선 강남구청장은 지역구를 옮겨 구로을에 신청했다.

다양한 전문직 종사자도 많다. 한양대 의대에서 스포츠의학을 전공한 서울대 체육학과 김연수(여) 교수가 경기 남양주을에, 연세대 의대 윤방부 교수는 서울 금천에 도전했다.

노동계 인사들도 적지 않다. 주로 한국노총 계열이다. 송수일 전 한국노총위원장 직무대행은 경기 군포에, 조한천 전 정책본부장은 인천 서구-강화갑에서 ‘한국노총 몫’을 노리고 있다. 경기 안산 상록갑엔 이화수 한국노총 경기지역본부 의장이, 한국노총 대외협력본부장을 지낸 현기환씨는 부산 사하갑에 신청서를 내놓은 상태다.

강서갑에 공천 신청을 한 임삼진씨는 녹색당 소속으로 2002년 서울 시장 선거에 출마해 이명박 당선인과 맞붙은 이력이 있다.

한나라당 정종복 공천심사위원회 간사(左)와 사무처 직원들이 9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공천 신청 서류를 살펴보고 있다. 조용철 기자

기업인의 경우 김호연 빙그레 회장이 충남 천안을에, 김세연 동일고무벨트 사장이 부산 금정에 각각 도전장을 내밀었다. 체육인으론 하형주 동아대 교수가 있다. 그는 전 유도 국가대표선수로 부산 사하갑에 도전장을 냈다. 하 교수는 1984년 로스앤젤레스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내면서 국민적 성원을 받았다.

◇서상목 전 의원, 공천 반려=과거 세풍사건으로 1년간 옥고를 치른 서상목 전 의원은 서울 강남갑에 공천 신청을 했다. 그러나 당은 신청서를 반려했다. ‘부패 전력자의 경우 금고 이상의 형이 확정될 경우 공천 신청 자격을 박탈한다’는 공직후보 추천 규정 3조 2항 때문이다. 서 전 의원은 9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당내 특정계파의 수장은 구제해 주면서도 당을 위해 몸 바친 사람은 계파가 없다고 해서 해당 조항을 기계적으로 적용해선 안 된다”며 “헌법소원 등 법적 조치를 취할 것이며 무소속으로라도 출마하겠다”고 주장했다.

이가영 기자
사진=조용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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