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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 총선 최대 승부처 충청 … 의원들이 전하는 설 민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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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두 달 뒤 치러질 18대 총선의 최대 승부처로 정치권이 꼽는 게 충청 지역이다. 역대 대선에서 캐스팅 보트를 행사한 지역인 데다 수도권 표심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해 대선 때 충남에선 이명박 당선인(34.3%)과 이회창 무소속 후보(33.2%) 간 득표율 차이가 1.1%포인트에 불과했다. 그래서 대전과 충남·북은 한나라당과 대통합민주신당, 그리고 이회창 총재가 창당한 자유선진당 등 3당 후보들 간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한 승부를 예고하고 있다. 설 연휴를 지역에서 보낸 각당 의원들의 말에서도 그런 분위기가 감지됐다.

◇“안정론” vs “견제론” vs “지역기반론”=정진석(공주-연기) 한나라당 의원은 9일 “새 차를 뽑았으면 달릴 수 있도록 기름을 넣어줘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많았다”고 말했다.

같은 당 홍문표(예산-홍성) 의원도 “지역 주민들이 자유선진당을 구태 정치로 바라본다”며 “충청 지역 전체 24석 중 한나라당이 최소한 과반 의석을 확보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통합신당 박병석(대전 서구갑) 의원은 “재래시장과 복지시설 등을 돌았는데 경기는 계속 나빠지고 온정은 줄었다는 얘기가 공통적으로 나왔다”며 “정권을 안정시켜야 한다는 말도 있었지만 견제 심리도 못잖게 강했다”고 전했다.

같은 당 오제세(청주 흥덕갑) 의원은 “새 정권에 대한 기대 심리가 있는 건 사실이지만 인수위의 지나친 몰아치기에 대한 거부감도 감지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최근 통합신당에서 자유선진당으로 옮긴 박상돈(천안을) 의원은 “신당에 대한 실망감이나 한나라당에 대한 견제심리 모두 강했다. 모두들 당을 잘 옮겼다고 하더라”며 “충청 지역을 대변해 줄 당에 대한 갈증이 심한 것 같다”고 전했다.

같은 당 지상욱 대변인은 “어느 정당이든 지역 연고가 있다. 우리는 이 총재의 고향인 충청이 바로 그 기반”이라며 “목표는 충청 지역 석권이다. 드러나는 민심과 바닥 민심은 다르다”고 주장했다.

◇이회창 출마 변수=충청 지역에서 최대 관심사는 이 총재가 자신의 고항인 예산-홍성 지역에 출마하느냐다. 아직까지 이 총재의 출마 여부는 결정되지 않았다. 그러나 자유선진당 측 인사들은 충청권 전체에 바람을 일으킬 수 있다는 기대 때문에 그의 출마를 바라는 이들이 많다. 김낙성(당진) 국민중심당 의원은 “이 총재 출마에 대한 기대감으로 지역 정서가 눈에 띄게 좋아지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예산-홍성이 지역구인 홍문표 한나라당 의원은 “대선에 세 번이나 나갔던 큰 정치인이 구 시대적인 지역주의에 기대어 출마하리라 보지는 않는다”며 “젊은 층에서 이 총재를 바라보는 눈은 다르다. 맞대결해도 승산이 있다”고 말했다.

이가영·임장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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