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양준혁.롯데 마해영 닮은꼴 대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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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7면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 구단에 양준혁(梁埈赫.삼성)을 꼭닮은마해영(馬海泳)이 입단,올시즌 두선수의 대결이 흥미를 모으고 있다. 1m88㎝.91㎏의 메이저리그급 체격,프리배팅때 보여주는 엄청난 파워와 거구답지 않은 빠른 발(11초8)의 馬는 93년 梁이 삼성에 갓 입단했을 때의 그모습 그대로다.
타격자세도 馬는 梁처럼 국내에서는 보기 드문 극단적인 오픈스탠스를 취하고 있다.
오픈스탠스는 오른손타자의 경우 왼쪽다리를 뒤로 빼내 투수에게거의 가슴을 보일 정도로 서는 자세.타석 멀찌감치 서서도 스트라이크존을 모두 커버할 수 있는 긴팔과 손목힘에서 나오는 스윙은 메이저리그 거한들의 호쾌함을 느끼게 한다.
서로가 닮았다는 사실은 본인들이 더 잘 알고 있다.
『같이 운동을 한 적은 없어도 나와 너무 비슷해 관심을 갖고지켜보았습니다.』(양준혁) 『얼굴까지 닮아 어쩌다 마주치면 서로 웃고 지나쳐요.』(마해영) 입단 첫해 3할4푼1리의 타율로타격왕에 오른 양준혁과 마해영을 지금 당장 비교하는 것은 무리다. 하지만 아마시절 거둔 성적만을 따지면 오히려 馬가 梁을 능가한다.梁은 대학교 1,2학년때 뛰어난 기량을 보이다 3,4학년때는 폼을 교정하느라 그리 뚜렷한 성적을 거두지 못했다.
반면 馬는 처음 아마국가대표로 뽑힌 92년 이후 3년간 국내대회에서 여섯번이나 홈런왕에 올랐고,지난해에는 실업야구 최다홈런.최다타점상을 받으며 시즌 MVP에 올라 절정의 기량을 과시했다. 문제는 프로에 얼마나 빨리 적응하느냐는 것.
롯데 김용희(金用熙)감독은 『3루 수비만 뒷받침된다면 타격은자연히 살아날 것이다.오른손 거포 부재라는 우리팀의 문제점을 말끔히 해결해줄 대형 선수』라며 커다란 기대에 부풀어 있다.
馬는 프로 첫해의 목표를 『양준혁만큼 하는 것』으로 밝힐 정도로 자신감과 함께 라이벌의식을 보여주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공을 맞히는 재주는 梁이 뛰어나고 실전에서의 파워는 馬가 다소 앞선다고 평가하고 있다.
양준혁이 실전에서는 타율에 집착,본능적으로 스윙이 작아지는데비해 마해영은 정확도는 뒤져도 훈련때의 자기 스윙을 그대로 구사하기 때문.
닮은 꼴 「좌.우 괴물타자」의 라이벌 대결은 장종훈(張鍾熏.
한화)김기태(金杞泰.쌍방울)로 좁혀지는 올해 홈런왕 판도에 커다란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金弘植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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