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車 안전도 사고예방.승객보호 능력 어느정도인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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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내 승용차 보급률(1천명당 보유대수)이 작년에 처음 1백(1백15.6=5백14만대/4천4백45만명(추정))을 넘어섰다.
열사람당 한명꼴로 승용차를 갖고 있다는 뜻이다.이는 우리나라도 승용차 보급이 성숙기에 접어들었음을 의미한다.
승용차도 단순한 보유 개념에서 벗어나 질(質)을 따지는 시대가 본격적으로 열린 것이다.
이에 따라 고객의 안전도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국산 자동차의 안전도 전반을 점검해본다.
[편집자註] ◇안전도 개념=현대의 그랜저.엑셀중 어느 차가 더 안전한 차인가.너무쉬운 질문같지만 질문 자체가 성립하기 어렵다.안전도는 차량의 크기와 가격에 비례해 높아지기 때문에 동급.동가격대의 차끼리 안전도를 평가해야 하기 때문이다.
기아자동차연구소 안전연구팀장인 홍석길(洪錫吉)박사는『흔히 국산차가 외제차에 비해 안전도가 떨어진다고 말하는 것은 이같은 점을 무시한 것이기 때문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한다.같은 크기,같은 가격대의 외제차와 국산차를 비교 평가해야 정당한 평가가가능하다는 것이다.
자동차 안전도는 사고를 예방할 수 있는 능력과 사고가 발생했을 때 승객을 보호할 수 있는 능력으로 나눠 볼 수 있다.
두가지 능력이 모두 뛰어난 차가 안전한 차다.
사고 예방 능력은 조향(操向).제동(制動).현가(懸架)장치등의 성능에 의해 결정된다.
승객 보호능력은 사고가 났을 때 차체가 얼마나 충격을 흡수해주는가가 가장 중요하다.이는 차체 설계기술과 직결된다.
고장력 강판의 사용비율과 함께 안전벨트.에어백등 보조장치의 장착여부도 중요한 역할을 차지한다.
◇국산차의 안전도 수준=국내 승용차 메이커 안전담당 관계자들은 이구동성으로 『적어도 외국에 수출하는 차만큼은 외제차와 비교해도 안전도에 손색이 없다』고 주장한다.
현재 미국 수출을 준비하고 있는 쌍용자동차 연구소의 김영일(金榮一)시험연구실장도 『국산차가 세계적으로 안전 규격이 가장 까다로운 미국에 수출된다는 것은 미국의 안전규격을 만족시키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라며 『미국 수출 차만큼은 안 전도에 문제가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고 말한다.
미국 도로교통안전국(National Highway Traffic Safty Adminstration:NHTSA)이 작년에미국에서 팔린 주요 승용차를 대상으로 실시한 충돌테스트의 결과를 발표한 NCAP(New Car Assessm ent Program)보고서는 이들의 주장을 어느 정도 뒷받침해준다.
여기에는 국산 수출 자동차중 현대자동차의 엑셀 2도어및 4도어.스쿠프.엘란트라등 4개 차가 시험대상으로 선정됐다.
NCAP보고서에서 엘란트라의 조수석 안전도가 상대적으로 취약한 것으로 나오기는 했지만 소형차급에선 엑셀과 스쿠프가 일본차등 외제차 못지 않은 높은 점수를 받았다.
〈표 참조〉 자동차성능시험연구소(KATRI)안전연구실의 윤경한(尹卿漢)박사는 『NCAP보고서는 정면충돌만을 실시해 나오는보고서여서 종합적인 안전도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지만 안전도를 비교 평가할수 있는 객관적인 데이터』라며 『국산차의 안전도가 믿을만한 수준에 와 있음을 의미한다』고 평가했다.
여기서 걸리는 대목은 내수용 차와 수출용 차가 일부 다르게 제작된다는 점이다.
과거에는 같은 모델의 차라도 수출용 차와 내수용 차를 일부 다르게 제작해왔던 것은 사실이다.하지만 작년 이후 새로 나오는신차(新車)만큼은 KATRI에서 미국 안전규격과 거의 동일한 성능시험을 통과해야 형식승인을 내주게끔 제도화됨 으로써 수출.
내수차의 차별은 앞으로 더이상 존재할 수 없게 됐다.
◇안전도 개선의 과제=자동차 안전도의 가장 근본이 되는 기술은 설계기술이다.국민대 자동차공학과 허승진(許昇鎭)교수는 『아직 선진국 자동차업체와의 기술격차는 분명히 존재한다』며 『특히국내업계가 저가(低價)전략에서 벗어나 안전도 높 은 고부가제품을 생산하기 위해 독자 설계 능력을 강화하는게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취약한 각종 안전장치 부품 국산화 노력도 큰 과제다.
이와 함께 선진업체에서 미래 안전장치로 개발중인▲측면 에어백▲졸음 운전방지 장치(운전자에게 일정 신호를 보내 반응이 안올경우 경보음과 함께 속도 자동 감속)▲자동 브레이크 작동 장치(속도와 앞차와의 거리를 감지해 자동으로 브레이 크가 작동하는장치)▲사각(死角)존재때 후진 방지 장치(뒤에 장애물이 있으면출발 정지)등의 개발에도 나서야 할 것이다.
車鎭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