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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 "다국적군 아이티 파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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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장 베르트랑 아리스티드 아이티 대통령이 전격 사임한 지난달 29일(현지시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긴급회의를 열어 아이티의 혼란을 수습할 다국적군 파병 결의안을 만장일치로 채택했다.

아리스티드 대통령은 도미니카를 거쳐 1일 중앙아프리카공화국에 도착했으며, 반군 지도자 기 필리페(36)는 이날 수도 포르토프랭스에 입성했다. 수도가 반군에 의해 함락됨으로써 아이티 사태는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다.

◇미국 적극 개입 선회=아이티 파병 결의안이 채택된 지난달 29일 밤 미 해병대 1진이 다국적군 선두부대로 아이티에 도착했다.

미 남부사령부 대변인은 "미 해병대 1진 100여명이 포르토프랭스 공항에 도착했으며, 1일 중 추가 병력이 투입될 것"이라고 밝혔다. 미 해병대는 캐나다.프랑스군과 함께 ▶포로토프랭스의 치안 확보▶헌법에 입각한 아이티의 향후 정치 일정 추진 지원 등의 임무를 맡는다.

당초 반군과 아리스티드정권의 평화협상에 무게를 두고 조기 파병에 신중했던 조지 W 부시 행정부는 프랑스 등 국제사회가 아리스티드 퇴진을 요구하며 파병 쪽으로 기울자 즉각 파병 결정을 내렸다.

아이티 보트피플이 플로리다 해안에 출몰하고 있는 상황에서 아이티 사태가 자칫 11월 대선에 악재로 작용할 수도 있다는 우려도 작용한 듯하다.

◇남아있는 불씨=아이티는 앞으로 미국과 프랑스.미주기구(OAS) 등 국제사회의 지원을 받아 야당과 시민단체 등이 참여하는 신정권을 수립하게 된다. 우선 경제단체와 노조 등 184개 단체로 구성된 '184 시민사회그룹'과 야당연합인 '시민사회민주조직'이 잠정 평의회를 설치, 새로운 총리를 임명할 예정이다.

하지만 정권 붕괴를 촉발시킨 '고나이브 저항전선' 등 무장세력이 어떤 형태로 신정권에 참여할지는 불투명하다. 또 지난달 29일 밤 수도에 입성한 무장세력과 수도에 남아있는 아리스티드파 민병대원들의 산발적인 충돌도 우려되고 있다.

아리스티드의 망명 소식이 알려지자 포르토프랭스 일대는 흉기와 총기로 무장한 아리스티드 지지자들로 무정부 상태가 됐고 약탈행위가 속출하고 있다. 지난달 5일 무장봉기 이후 사망자는 최소한 100명에 달하는 것으로 비공식 집계됐다.

박소영 기자
사진=카프 아이시앵 AP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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