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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美, 자국 인권이나 신경써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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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미국 국무부가 매년 발표하는 세계 인권보고에서 중국의 인권상황을 비난하는 내용이 포함되자 중국이 반격의 포문을 열어 미국의 인권상황을 조목조목 비판했다.

신화통신은 "지난달 25일 미 국무부가 발표한 '2003년 국별 인권보고'에 대한 대응으로 중국 국무원 신문판공실(국정홍보처)이 1일 '2003년 미국 인권기록'을 발표했다"고 보도했다. 이 보고서는 2000년부터 매년 발표되고 있다.

올해 보고서에서 중국은 "미국이 세계의 인권판사인 양 각국의 정치.경제.역사.사회발전 상황의 차이를 인식하지 못한 채 이중 잣대로 다른 나라의 인권에 대해 왈가왈부하고 있다"면서 "인권을 이용한 내정간섭 행위를 중단하라"고 지적했다. 이 보고서는 ▶생명과 자유.치안상황▶정치권리와 자유▶노동자의 생활상▶인종차별▶노년.여성.아동층의 상황▶국외 인권침해 등 6개 항목에 걸쳐 미국의 인권 사각지대를 파헤쳤다.

보고서는 우선 미국의 불안한 치안 상황을 집중 공략했다. "미국에선 2002년 1190만건의 강력 사건이 발생했고 인구당 살인사건 발생 비율이 세계에서 가장 높은 나라"라고 밝혔다. 남의 나라 인권을 걱정하기에 앞서 자기 나라 인권부터 챙기라는 소리다. 보고서는 또 "미국의 빈부격차는 70년 동안 최고로 벌어졌으며 2002년 미국의 집없는 가정은 300만가구에 이른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유엔 보고서를 인용해 "같은 범죄에 대해서도 흑인 등 유색인종은 백인보다 2~3배나 가혹한 형벌을 받는다"면서 "백인을 살해해 사형선고를 받은 흑인의 비율은 흑인을 살해해 사형선고를 받은 백인보다 네배 많다"고 지적했다.

정용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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