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자연에 깃든 도시인가, 도시에 깃든 자연인가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02면

굽이굽이 차를 몰아 대관령 700m 고지에 다다르면, ‘아!’ 누구나 감탄사를 자아내고 만다. 산림 속 한 폭의 ‘그림 같은 도시마을’이 눈에 확 들어오기 때문이다. 아름답다. 멋지다. 아니다 동화 같다. 동화 속 마을 같다. 사진 속 알프스의 한 작은 도시 같다.

알펜시아 리조트다.

리조트빌리지의 한 숙소에 차를 대고 슬슬 걷노라면 여기가 알프스인가, 프랑스의 한 작은 마을인가, 구분이 안 간다. 보행자 전용 거리와 광장을 따라 좌우에 늘어선 그다지 높지 않은 건물들은 각양각색이다. 같은 것이라고는 찾아 볼 수 없다. 빌리지 콘도들이다. 그 사이사이로 스키슬로프가 보이는 알파인 리조트풍 건물들. 지붕과 지붕이 이루는 리듬감은 주위의 산세를 닮았다.

쭉 뻗은 길이라고는 없다. 자연을 따라 적당히 구불구불한 길을 따라 걷노라면 주변은 온통 흥미롭고 신기한 것들뿐이다.
길거리 카페에 앉아 생맥주를 들이키는 사람들을 보면 스페인의 한 도시 복판의 관광객들이 생각난다. 건물과 시설의 면모 하나하나, 도시 속에 깃든 자연인가, 자연 속에 깃든 도시인가 알 수 없다.

나무와 돌 같은 자연 질감의 마감은 미국 콜로라도의 비버크릭이나 캐나다의 휘슬러·몽트랑블랑을 연상케 한다.
설렘에 가슴 부풀고 솟아나는 에너지를 느낄 수 있는 곳이다. 거리 곳곳에서는 각종 공연과 이벤트가 언제나 열린다.

빌리지콘도에 여장을 풀고 객실의 널찍한 발코니에 나서면 거리와 광장의 정경과 스키슬로프의 모습이 한눈에 바라보여 리조트의 풍취를 더한다.

빌리지콘도 건물들은 복합 기능을 지닌다. 1층은 리테일숍, 2층 이상은 콘도 객실로 구성된다. 건물의 지상 층에는 고급 숍과 레스토랑, 노천카페를 비롯해 우체국 등의 근생시설이 자리 잡는다. 상점들은 유럽의 유서 깊은 골목의 포석 깔린 길 풍경과 마찬가지로 아케이드 밖으로 섬세한 표지를 걸어놓고 겨울에는 ‘아프레스키(Apres-ski)’를 물색하는 스키어들을 환대한다. 거리에 펼쳐지는 아이스링크는 한겨울 리조트 빌리지에서 가장 화려한 광장이 된다. 스키 슬로프를 바라보는 특2급 호텔 인근에는 파이어피트도 조성된다.

그 인근에 거대한 텐트 같은 곳이 보인다. 대관령 국제 음악제, 연극 공연 등이 열릴 다목적홀 ‘뮤직텐트’다. 이 텐트는 사방이 열려 있어 굳이 안에 들어가지 않아도 된다. 부근 잔다밭에 누워서도 음악을 들을 수 있다.
그 옆에 콘서트홀이 자리했다. 금속 패널로 밖을 감싸 외관은 보석 같다. 마치 ‘브릴리언트 컷’으로 완성된 다이아몬드처럼 보인다.

리조트 빌리지 호숫가에 자리 잡는 채플은 유리로 된 외관이 육각의 눈결정체를 닮았다. 작은 연못에 둥글게 감싸 안기는 채플은 벽면에 빛이 통과할 수 있는 공간들을 두어 스테인드글라스가 있는 중세 교회 내부의 현대적 버전과 같은 신비감을 실내에 부여한다.

알펜시아 스포츠파크에 지상 90여m 높이로 세워져 알펜시아의 랜드마크가 될 스키점프대는 알펜시아 전경과 대관령의 풍광을 한눈에 담을 전망대 겸 레스토랑이다.

좀 더 걸어 나가면 27홀의 골프 코스가 나타난다. 골프장만 있는 게 아니다. 챔피언십 골프코스를 따라 골프코스홈 298세대가 들어선다. 묵직하되 공중으로 떠오르는 듯한 한옥 지붕의 매력을 동시에 갖췄다. 구리 주조된 지붕은 중후하면서도 은은한 빛을 발한다. 이 지붕은 앞으로 수십 년에 걸쳐 서서히 엷은 황록색의 녹청을 입으며 견고함을 더해 나갈 것이다. 이들 홈이 들어선 곳을 이어보면 한반도의 등뼈 백두대간이 연상된다.

조용현 객원기자 jowas@joins.com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