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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테크] 모바일 뱅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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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3면

휴대전화로 은행 통장과 신용.교통 카드의 기능을 모두 활용할 수 있는 모바일 뱅킹이 본격화하고 있다.

은행이나 컴퓨터가 있는 곳을 찾지 않고도 휴대전화만으로 언제 어디서나 자유롭게 금융거래를 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각 은행과 이동통신사가 제휴해 이달부터 본격적으로 서비스하는 모바일 뱅킹은 다양한 기능은 물론 길게는 6개월까지 수수료를 면제받을 수 있어 재테크에도 적지 않은 도움이 된다.

지난해 9월부터 시작한 국민은행의 '뱅크온' 서비스 가입자가 현재 37만명을 넘어서고 지난해 12월 휴대전화를 이용한 자금이체 건수가 33만여건에 달하는 등 하루가 다르게 모바일폰 가입자와 이용빈도가 급증하고 있다.

◆편리함에 보안성 더해=모바일 뱅킹의 최대 장점은 장소에 구애받지 않는다는 점이다. 은행에 갈 필요는 물론이고 인터넷 뱅킹처럼 컴퓨터가 필요하지도 않다. 무엇보다 휴대전화만 있으면 차량이나 지하철을 타고 움직이는 중에도 금융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됐다. 상대적으로 컴퓨터에 익숙지 않은 중.장년층의 호응도가 높다고 한다.

이용 절차도 간편해졌다. 지금까지 일부 은행에서 서비스하던 모바일 뱅킹 서비스는 무선인터넷에 접속해 일일이 메뉴를 찾아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었다. 하지만 이달부터 나오는 새로운 서비스는 휴대전화에 장착되는 스마트 칩에 고객 및 계좌 정보가 이미 들어있기 때문에 단축키(핫키)를 눌러 바로 이용할 수 있다.

통장이나 신용카드보다 한층 강화된 보안성도 강점이다. 복제나 해킹이 불가능한 금융칩에 신용카드 내용이 저장되고 고객이 서명으로 결제하는 기존 신용카드와 달리 휴대전화에 비밀번호를 입력해 사용하므로 안심할 수 있다.

금융 거래 때 야금야금 나가는 수수료도 절약된다. 국민은행의 경우 LG텔레콤 단말기를 이용하는 '뱅크온' 가입자에겐 5월 말까지, KTF 단말기를 이용하는 'K뱅크' 가입자에겐 9월 말까지 각종 수수료를 면제해준다. 우리은행은 SK텔레콤과 공동 제공하는 'M뱅크' 가입자에게 6월 말까지 타행 이체 수수료 및 모바일 뱅킹 이용 통신료를 면제한다. 다른 은행들도 고객 유인 차원에서 3~6개월간 무료 거래 혜택을 주고 있다. 은행들은 유료화 이후에도 수수료를 인터넷 뱅킹 수준으로 최소화할 방침이다.

◆어떻게 이용하나=인터넷 뱅킹에 개인용 컴퓨터가 있어야 하듯 모바일 뱅킹에도 하드웨어가 필요하다. 은행 창구에 가면 제휴 이통사 직원이 전용 단말기를 판다. 신청하면 무료로 주는 스마트칩을 창구에서 받아 단말기에 장착하고 거래 계좌를 칩에 등록하면 준비가 끝난다. 단말기 가격이 저가형은 20만원대, 고가형은 40만원대로 만만치 않으므로 모바일 뱅킹을 위해 당장 휴대전화를 바꾸기보다 현재 갖고 있는 휴대전화의 교체 시기에 전용 휴대전화를 사는 게 낫다. 금융거래를 할 때는 휴대전화의 단축키를 눌러 거래 은행에 접속한 뒤 개인인증번호(PIN)를 입력한 뒤 원하는 서비스를 찾아 이용하면 된다. 신용카드 대신 사용할 때는 가맹점에서 휴대전화에 거래화면을 띄운 뒤 비밀번호를 입력하고 가맹점에 설치된 단말기에 갖다대면 결제가 이뤄진다.

◆어떤 서비스가 있나=은행과 이동통신사의 제휴관계에 따라 세가지 모바일뱅킹 서비스가 나와 있다.<표 참조> 국민.제일.기업.외환은행은 LG텔레콤과 손잡고 '뱅크온' 서비스를 제공한다. 국민은행은 이미 지난해 9월 서비스를 시작했고, 제일.기업.외환은행은 2일부터다.

우리.신한.조흥은행 등도 이달부터 SK텔레콤과 함께 개발한 'M뱅크'를 시작한다. 하나은행과 광주은행 등 몇몇 지방 은행에서는 4월 중 이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KTF와 공동 운영하는 'K뱅크'에는 국민은행과 부산은행이 참여하고 있다.

세가지 브랜드 모두 계좌 조회.이체.지로납부 등 은행 관련 업무를 휴대전화로 처리할 수 있다. 그러나 신용카드 기능 등 부가 서비스는 같은 브랜드라도 은행 사정에 따라 제공되거나 않는 등 차이가 있다.

예컨대 같은 국민은행의 모바일 뱅킹이라도 '뱅크온'을 이용하면 신용카드 결제 기능을 이용할 수 없지만 'K뱅크'에서는 가능하다. 외환은행의 '뱅크온'.국민은행의 'K뱅크'에는 외화 송금 등 외환관련 거래를 할 수 있는 기능이 추가돼 있고, 우리은행의 'M뱅크'는 상반기 중 교통카드 기능이 추가된다.

◆호환성 없어 불편=자기의 주거래 은행과 휴대전화 회사가 제휴관계를 맺고 있어야만 가입할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단점이다. 가령 국민은행은 LG텔레콤.KTF와 제휴하고 있으므로 SK텔레콤 휴대전화를 사용하는 사람은 모바일 뱅킹을 할 수 없다. 당장 이용하고 싶다면 거래은행이나 휴대전화 중 하나를 바꿔야 한다는 얘기다. 업체 간의 기술 호환이 아직 이뤄지지 않고 있어서다.

신용카드 기능도 가맹점 전체에서 이용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이통사와 제휴해 적외선 인식기를 설치한 업체에서만 가능하다. 은행들은 연말까지 인식기 설치 장소를 각각 수십만 곳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나현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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