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국세청, 국내 최대 법률사무소 김앤장 특별 세무조사 왜 ?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2면

국세청이 국내 최대인 김앤장 법률사무소에 대해 세무조사를 하고 있다. 국세청은 최근 김앤장 관계자를 불러 세무조사 사실을 통보했다.

관련 업계에서는 시기와 정황으로 볼 때 이번 조사를 이례적인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김앤장은 지난해 3월 ‘납세자의 날’에 성실납세자로 선정돼 2년간 세무조사를 유예받았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조사를 받게 된 것은 특별한 사유가 갑자기 생긴 때문으로 알려졌다. 정기 세무조사가 아닌 특별 세무조사인 것이다.

국세청 주변에서는 그동안 김앤장 소속 변호사들이 수임료와 성공보수 등 소득을 제대로 신고하지 않았다는 제보가 있었다는 얘기가 흘러나오고 있다. 제보 중에는 정당하지 않은 방법으로 사건 의뢰인의 이익을 지나치게 보호했다는 내용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앤장은 외환위기 이후 외국기업들이 의뢰하는 사건을 많이 맡았다. 론스타의 외환은행 인수 건도 그중 하나다. 법원은 1일 외환은행을 인수한 론스타가 외환카드를 인수합병할 당시 인위적으로 주가를 조작했다는 판단(1심)을 내렸다. 국세청은 현재 론스타의 극동건설 매각 등에 대해서도 세무조사를 하고 있다. 론스타 조사 과정에서 김앤장과 관련된 부분이 포착됐을 여지도 있다. 삼성 특검의 수사와 관련됐다는 소문도 있다.

김앤장이 법무법인(법률회사)이 아닌 개별 변호사의 공동 사업형태(합동법률사무소)로 사업을 하는 과정에서 세무 처리를 제대로 했는지도 논란이 될 것으로 보인다.

김앤장은 ▶변호사 280여 명 ▶공인회계사 30여 명 ▶세무사 10여 명 등이 소속된 국내 정상의 법률가 집단이다. 서영택 전 국세청장, 황재성·이주석·전형수 전 서울지방국세청장 등 국세청 전직 고위 간부들도 세무사 자격으로 김앤장에 몸담고 있다. 건강보험공단의 자료로 추정한 2005년 매출액은 3700억원에 달했다. 당시 건보공단 자료에 따르면 연소득이 6억원을 넘는 전국 150명의 변호사 중 114명(76%)이 김앤장 소속이었다.

국세청은 “국세기본법 등 관련법에 따라 세무조사 여부와 대상 등에 대해서는 확인할 수 없다”고 밝혔다.

정치권에선 지난해부터 김앤장에 대한 문제를 제기해 왔다.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경제2분과 간사를 맡고 있는 한나라당 최경환 의원은 지난해 10월 국정감사에서 “김앤장은 모범납세자로 선정되는 방법으로 외환위기 이후 단 한 차례도 세무조사를 받지 않았다”고 말했다.

김원배 기자

◇김앤장 법률사무소=1972년 하버드대 법학박사 출신인 김영무(66) 변호사와 판사 출신 장수길(66) 변호사가 함께 만들었다. ‘김앤장’은 두 사람의 성을 딴 것이다. 97년 외환위기 이후 대규모 기업 인수합병(M&A)건을 맡으며 빠르게 성장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