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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셜 리포트] 4050 세대, 폭탄주는 그만! 와인을 음미하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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食 3. 해장국의 진화, 복국에서 생라멘으로

4050들의 해장국이 진화하고 있다. 음주 후 전통적인 속풀이용으로 각광받던 복국과 북어국 대신 이국적인 생라멘이 해장용으로 화려하게 인기를 모으고 있다.

일본 라멘 전문점 '라멘만땅'의 관계자는 "일본 생라멘이 국내에 소개됐을 때만 해도 다소 이질적인 젊은이들의 문화로 여겨왔다. 하지만 요즘은 오히려 4050들이 생라멘을 즐겨 찾아 놀랍다"며 "청양고추와 양파를 넣어 국물이 얼큰한 탄탄멘이 해장 음식으로 가장 인기를 끌고 있다"고 밝혔다.

생라멘이 인기를 끄는 이유는 숙취 해소에 좋은 효능 때문이다. 생라멘은 사골로 우려낸 육수와 부추·숙주·죽순·다시마 등 몸에 좋은 각종 재료들을 넣은 미소라멘·소유라멘·탄탄멘·돈코츠라멘 등 다양한 종류로 구분된다.

재료로 들어가는 부추는 위장을 튼튼하게 해주며, 숙주는 아스파라긴산과 아르기닌과 같이 숙취 해소에 좋은 성분을 함유하고 있어 해장에 도움을 준다. 특히 미소라면의 주원료인 된장은 항암효과와 함께 체내 발열 기운을 활성시켜 몸을 따뜻하게 해주는 효능이 있다. 특히 기름에 튀기지 않은 신선한 면을 사용한다는 것도 장점이다.

술 먹은 다음날이면 어김없이 생라멘집을 찾는다는 최성식(48)씨는 "생라멘은 미소(된장)과 각종 야채들이 우려낸 국물이 지쳐있는 위에 자극을 주지 않으면서 부드럽게 달래주는 효과가 있다"고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食 4. 폭탄주는 그만, 와인으로 즐기자

4050 세대가 와인 향기에 취했다. 와인수입업체 금양인터내셔날의 김상미 홍보팀 대리는 “삶의 여유를 누리는 40·50대가 요즘은 와인을 많이 즐긴다”라며 최근 한국에서 이어지고 있는 와인 성장세가 중년 애주가들의 와인 사랑과 연관돼 있다고 설명했다. 거침없이 폭탄주를 돌려 마시는 40·50대는 이제 옛말이다.

소믈리에로 일하는 동시에 와인 동호회 시니어 모임의 관리를 맡고 있는 오길배씨는 “최근 부쩍 늘어난 4050의 와인 사랑을 실감한다”고 말했다.

오씨는 “요즘은 비즈니스 마케팅 자리에서 와인 설명을 하다 보면 머리가 희끗하신 분이 초롱초롱한 눈으로 수업을 들으신다”고 말했다. 동호회에는 지극한 와인 사랑 때문에 생긴 웃지 못할 일화도 많다. CEO 출신의 한 40대 회원은 해외 출장이 있을 때마다 와인을 사오는 것이 취미였다. 그러던 어느 날 그는 부부 싸움 끝에 바람을 쐬러 나갔다가 다시 집으로 들어왔다.

그런데 돌아와 보니 입에 술을 대본 적 없는 부인이 홧김에 그가 아끼던 와인 두 병을 혼자 뚝딱 해치웠더라는 것. 그는 부부싸움을 했다는 사실도 잊고 아쉬움에 가슴을 치며 아내에게 이렇게 물었다고 한다. “그런데, 저 와인 어떤 맛이었어?”

오길배 소믈리에는 건강을 중시하는 웰빙 트렌드 때문에 4050의 와인 사랑이 높아졌다고 분석했다. 회원수 3만 2000여 명의 ‘와인리더소믈리에(cafe.daum.net/wineSommelier)’ 동호회에는 건강 적신호가 찾아온 뒤 주종을 와인으로 바꾼 중년 회원이 많다. 폭탄주를 마시다가 위나 심장에 적신호가 오자 저알콜에 동맥경화까지 예방할 수 있는 와인을 마시기 시작한 사람들이다.

이현 [tanaka@jesnews.co.kr]
구민정 기자 [lychee@jes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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