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종,불교방송과 갈등 증촉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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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3면

○…조계종단과 불교방송간의 갈등이 증폭되고 있다.지난해 6월불교방송의 인사와 주간지 창간움직임을 계기로 갈등을 빚어온 양측은 최근 불교방송측의 「불교방송을 음해하는 검은 세력들에게 경고한다」는 성명서와 조계종 종회 방송대책 소위 원회의 「관련자 및 김태호(金泰鎬)사장 퇴진」을 요구하는 결의문 발표로 문제를 점차 확산시켜 가고 있다.
○…양측의 대립은 지난해 6월 현 김태호 불교방송사장이 전격적인 인사조치에 이어 포교제작부를 없애고 신규 프로젝트부를 신설한데 대해 불교신문이 이를 비판하는 기사를 보도한 것과 관련,발끈한 불교방송측 관계자들이 불교신문 발행인 및 편집국장을 고소하면서 시작됐다.해를 넘기며 내연하던 갈등은 「불교방송국 정상화 방안」이란 조계종 총무원 내부문건이 불교방송측에 알려지고 이에 대해 지난달 24일 불교방송프로듀서협회가 반박성명서를생방송하면서 마침내 폭발로 치닫게 됐다.성명서는 『지난해 6월24일자 허위기사에 이어 불교신문측은 갖은 방법을 다 동원해 불교방송을 비난하고 음해해 왔다』며 『이들 일련의 행위는 불교방송을 자신의 뜻대로 끌고가려는 특정 세력의 음모』라고 주장했다.이 성명은 또한 『 탐욕스런 얼굴을 가진 짐승』『삼보정재를탕진하는 사람들이 불면수심의 얼굴을 하고 이간질과 모략질을 하고 있다』『더러운 윤회의 쳇바퀴』등등의 극단적인 표현을 사용하고 있다.
○…불교방송 프로듀서협회 명의의 성명서는 불교신문은 물론 조계종단의 거센 반발을 불러 일으켰다.조계종 중앙종회 사회분과위는 지난 7일 방송대책 소위원회를 구성하고 관련자들의 증언을 청취한 뒤 11일▲방송관련자 및 편성제작국장.총무 국장의 해임및 사장 퇴진▲조계종소속 승려들의 방송출연.협찬중지 등을 결의했다.실천불교전국승가회.전국승가학인연합회 관계자들도 11일 불교방송 종하(鍾夏)이사장을 항의방문,김태호사장의 퇴진과 방송개혁을 요구하고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집단행동도 불사한다는 강경입장을 전달하는등 사태는 확산일로를 치닫고 있다.
○…이번 사태는 불교방송이 조계종의 주도로 설립됐고 실질적으로 총무원의 통제를 받아왔으나 개혁회의 이후 종단의 통제를 벗어나는 듯하자 조계종단이 불만을 증폭시키면서 빚어진 것이라는게주위의 관측이다.연일 대책회의를 계속중인 불교방 송측은 『불교방송은 종교기관인 동시에 언론기관이므로 특정세력이나 집단으로부터 독립돼야 한다.범불교인의 힘으로 설립된 불교방송을 특정 종단이 좌우하겠다는 발상은 곤란하다』는 입장이어서 사태가 어떻게마무리될 지 주목된다.
〈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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