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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억원만들기>黃晸壎씨의 경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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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샐러리맨은 박봉일지라도 고정적인 수입이 있는 만큼 차분히 목돈마련 계획을 세워 밀고 나갈 수 있으나 자기 사업을 하는 사람은 사정이 또 다르게 마련이다.
사업가는 잘만 하면 샐러리맨이 엄두도 못낼 돈을 벌기도 하지만 언제 망할지 위험 부담도 크고 돈이 생기면 저축보다는 투자하고 이리저리 돌릴 일이 많아 체계적인 재산 관리를 하기도 어렵다.오랜 샐러리맨 생활을 박차고 구멍가게라도 「 내사업」을 시작한 사업가에게 이런 고민은 더욱 클 수밖에 없다.
이번주 「1억원 만들기」의 주인공은 샐러리맨에서 제조업체 사장으로 갓 변신한 황정훈(黃晸壎.37)씨다.무역업체인 두산상사에서 12년간 근무하다가 작년에 독립,종업원 3명을 둔 피혁제조업체 인제물산을 설립한 黃사장은 요즘 회사를 키 우느라 투자확대에 여념이 없는 가운데서도 이같은 재산관리 문제로 고민중이다. 자산운용 전문 컨설턴트인 양맹수(梁孟洙.주택은행 검사부차장)씨가 그에게 내린 재테크 처방은 보통 샐러리맨의 것과 사뭇달랐다.사업가는 사업에 맞는 재테크 설계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현황=黃사장의 재산은 성남시 신흥동의 32평형 아파트 한채(시가 1억5천만원)를 제외하면 적금 두개.주식.사무실 보증금등을 포함,3천6백90만원정도.작년에 창업하느라 재산 상당부분을 투입한데다 이리 저리 끌어쓴 빚이 7천만원이나 된다.
그러나 그는 창업 첫해에 2억4천만원의 매출을 올려 인건비.
관리비.대출이자등 각종 경비를 빼고도 3천만원을 남기는 짭짤한실적을 올렸다.내수시장이 괜찮아 올해의 경우 매출이나 이익이 50%는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있다.
수입중에서 한달 생활비로 1백만원 정도 쓰고 있으며 월74만원의 적금을 부을 뿐 나머지는 알게 모르게 사업자금에 들어간다. 올해는 시설을 좀더 늘려볼 궁리를 하고 있으며 아들 선호(9)의 진학 문제때문에 4년안에는 집을 서울 강남쪽으로 이사하고 싶다.
◇전문가 설계=黃씨의 재테크 상황은 여러모로 문제가 있다.월평균 소득2백50만여원중 저축금액이 78만원밖에 되지 않는 점은 창업 초기라 그렇다 치더라도 앞으로는 수익이 더 늘어날 전망인 만큼 저축을 대폭 늘려야 한다.
사업가는 보통사람과 달라 자금 수요가 많으므로 저축을 들더라도 당장 이자를 좀더 받는데 연연하기 보다는 연계 대출이 잘되는 상품을 고르는 것이낫다.
따라서 黃씨는 제2금융권 저축보다 대출이 쉬운 은행 저축을 들되 주거래은행을 빨리 정해 저축을 한 은행에 몰아줘야만 나중에 대출받기가 쉬워진다.지금처럼 대출받은 은행과 저축하는 은행이 각각 다르면 좋지 않다.
지금 들고 있는 적금 두개는 그대로 붓되 만기가 오면 그 돈을 주거래 은행의 개발신탁에 넣자.그다음 월24만원짜리 적금과월150만원짜리 적립식 신탁을 새로 붓기를 권한다.이들 신탁은대출도 되면서 그나마 금리가 정기예.적금보다 괜찮은 상품이다.
또 당장 이달부터라도 매달 1백50만원 정도를 새로 적립식 신탁에 부어나가자.사업이 예상대로 잘 된다면 이 정도 추가 부담은 별 무리가 없을 것이다.사업가에게 주식은 좀 위험한 상품이다.사업상 굴리는 돈이 많아지면 거액주식투자의샤 유혹을 느끼기 쉽기 때문이다.현재 투자규모 1천8백만원에서 1천만원 어치는 팔아서 대출금을 갚았으면 한다.
이렇게 하면 현재 예금.보증금등을 포함,3천6백90만원인 금융자산이 4년후에는 1억6천5백54만원으로 불어나고 빚은 7천만원에서 6천만원으로 줄어든다.물론 중간중간에 사업자금 대출도가능하다.
黃씨의 경우 자녀 교육을 위한 교육보험이나 차세대 금융상품 가입도 고려해야 할 상황이며 40세 이후부터는 노후대비책도 마련해야 한다.
◇재테크 포인트=돈을 수시로 끌어 써야할 사업자는 대출이 연계되는 저축상품을 들어야 한다.그것도 주거래 은행을 정해 장기적으로 예금을 몰아줘야만 대출때 금리우대등 각종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사업을 하다 일시적인 여유자금이 생길 때는 법인이 아닌 가계저축 형태로 예금해둬야 유리하다.가계저축 금리가 법인저축 금리보다 훨씬 높기 때문이다.
사업가의 경우 금융기관을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사업 성과가 크게 차이 난다는 점을 염두에 두자.
李在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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