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커.슈티히 몸값 싸움 치열-상대보다 많은 연봉 요구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40면

보리스 베커(세계랭킹 3위)와 미하일 슈티히(9위)가 독일남자테니스 1인자 자리를 놓고 자존심 싸움을 재현,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93년 데이비스컵 우승을 이끈 슈티히가 베커의 고액몸값에 반발,동등한 대우를 요구하고 나선 것.
올초 베커는 독일테니스협회(DTB)와 치열한 몸값싸움을 벌인끝에 데이비스컵대표에 복귀하며 독일테니스 사상 최고액인 2백60만마르크(약 14억8천만원.1년)를 받아냈다.
최소한 슈티히(1백50만마르크.약 8억6천만원)보다는 많이 받아야 한다는 베커의 요구가 관철된 것이다.
베커와 슈티히는 지난2월의 데이비스컵 월드그룹(챔피언을 가리는 16강전)크로아티아와의 1회전에 나란히 출전,멋진 하모니를연출하며 독일을 2회전에 올려 놓았다.
독일팬들은 92바르셀로나올림픽 금메달복식조의 화려한 플레이를지켜보며 아낌없는 갈채를 보냈다.그러나 이번에는 슈티히가 반발하고 나섰다.
슈티히는 최근 주간스포츠-빌트지와의 회견에서 『더이상 데이비스컵대표에 미련이 없다』며 『최소한 베커와 동등한 대우를 해달라』고 DTB에 요구했다.
선수로서의 경력은 분명 베커가 앞서 있다.
지난 85년 17세의 나이로 윔블던을 제패하며 세계를 놀라게한 베커는 80년대 후반기를 화려하게 장식하며 5개의 그랜드슬램 대회를 거머쥐었다.
베커는 또 88년 데이비스컵대표로 발탁된 첫 해 독일에 우승컵을 안기는등 독일이 88,89데이비스컵을 2연패하는데 주역이됐다. 반면 18세까지 축구선수로 활약하다 88년 뒤늦게 프로로 전향한 슈티히는 베커가 모델 바브라 펠투스와 염문을 뿌리는사이 지난 93년 10월 샘프라스를 제치고 세계랭킹 1위에 오르는등 독일의 자존심을 지켰다.
또 오랜기간 데이비스컵대표를 고수하며 무려 79승(22패)을올리는 전과를 자랑하고 있다.네덜란드와의 8강전(3월말)을 앞두고 있는 DTB는 슈티히를 내보낼 수 없는 입장이지만 한없이뛰는 몸값을 감당하기도 어려워 발만 동동 구르 고 있다.
〈辛聖恩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