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베어링증권 런던본사 趙奉衍 이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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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최근 28세된 한 딜러의 투기로 세상을 뒤흔든 베어링證券이 단돈 1파운드에 네덜란드의 금융그룹 ING社에 넘어갔다.
이 증권사의 서울지점은 사건직후부터 지금까지 영업을 하지 못하고 있다.서울지점 직원들을 독려하고 있는 베어링 런던본사의 한국 및 대만담당 조봉연(趙奉衍.47)이사를 만났다.
趙이사는 83년부터 3년간 한국투자신탁에서 조사부와 펀드매니저로 근무했다.86년 베어링 서울지점이 문을 열때부터 시작해 88년에는 본사의 아시아시장담당이사로 승진하면서 베어링이 아시아에서 발판을 굳히는데 지대한 공헌을 했다.
특히 해외전환사채(CB)등 초기 한국물(物)시장을 개척한 장본인이다.
-어떻게 한 개인의 실수로 2백년된 그룹이 파산하게 됐는가.
『자존심이 상하고 마음의 상처가 크지만 최고경영층이 감독에 소홀했던 것은 사실이다.(회사의 공식적인 경위발표가 나올 것을전제로)두가지점에서 문제가 있었다.첫째,실무선에서 업무의 분장을 통한 견제가 충분치 못했다.리슨(딜러)은 원 래 후선(back office)에서 근무하다가 발탁돼 매매를 하면서 지난 2년간 실적이 탁월해 주문에서 체결까지 맡는 과도한 신임을 얻었다.따라서 회사가 거래내용을 정확히 파악할 수 없었던 면이 있었다. 둘째,거래로 인한 손실이 위험수준(가령 자본금의 25%)에 도달하면 자동경보장치가 울리도록 해 놓았더라면 이런 지경까지 이르지는 않았을 걸로 본다.』 -이 사건을 계기로 우리가 배울 점은.
『파생상품에 대한 경각심을 높이는 것은 당연하나 기업에는 위험을 회피하는 수단이 되고 투자자들에게는 다양한 기회를 제공하는 파생상품 그 자체를 죄악시 하거나 없어져야할 것으로 보는 것은 결코 바람직하지 못하다.또한 개별은행의 파산 에 개입하지않은 영란은행(Bank of England)의 결정도 우리가 배울만하다.물론 그 배경에는 여러 은행이나 증권회사가 베어링을인수하려고 나서는 자유롭고 효율적인 자본시장이 있다.ING외에네덜란드의 또 다른 은행 ABN Amro와 미국의 스미스 바니가 마지막까지 경쟁했다.』 -ING의 계획은.
『당장에 6억6천만파운드를 투입해 이번에 발생한 빚을 다 갚고도 2억파운드정도 순자본이 남을 것이기 때문에 앞으로의 영업은 순조로울 것으로 본다.
특히 아시아지역 리서치와 자산관리에 강한 베어링과 신생시장에노하우가 있는 ING가 결합될 경우 시너지효과가 있을 것이다.
』 -언제쯤 영업을 재개할수 있을 것으로 보는가.
『직원들은 하루 빨리 영업하게 되기를 바란다.영국과 네덜란드중앙은행으로부터 인수가 승인되는대로 당국에 영업재개를 신청하겠다.』 權成哲 本紙증권금융전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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