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슬아슬 세계 증시 … 이번 주 미 경제지표 줄줄이 발표 잠 못 이루겠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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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0면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부실로 미국 증권시장이 힘을 잃자 전 세계 투자자의 눈길은 중국으로 쏠렸다.

중국이 미국 증시의 빈 자리를 메워줄 수 있을지가 앞으로 세계 증시의 향방을 가를 열쇠가 됐기 때문이다.

중국이 버텨준다면 브라질·러시아는 물론 중국 시장에 크게 의존하고 있는 아시아 신흥시장도 반등의 전기를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여겨졌다. 지난주 중국 증시는 힘있게 반등했다. 비틀거린 미국·유럽 증시에 아랑곳하지 않고 중국·홍콩 증시는 크게 올랐다.

그러나 프랑스 소시에테 제네랄의 금융사고에 이어 28일 유럽 헤지펀드의 파산설까지 돌자 중국 증시도 흔들렸다. 여기에 중국 내부의 악재까지 겹쳤다. 기록적인 홍수로 중국 남부 산업벨트가 타격을 입었다는 우려가 확산했다. 안팎의 악재로 중국 증시가 큰 폭 하락하자 코스피는 물론 일본·홍콩·인도 증시도 덩달아 급락했다.

이번 주 공은 다시 미국으로 넘어간다. 미국 증시의 흐름을 바꿔놓을 수 있는 각종 경제지표가 잇따라 발표되기 때문이다. 우선 미국시간으로 29일 시작되는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금리 인하 폭이 변수다.

FOMC는 이틀에 걸쳐 열리기 때문에 한국시간으로는 31일 새벽이면 결과를 알 수 있다. 지난주 긴급 회의를 소집해 0.75%포인트를 전격 인하했던 FOMC가 이번에도 0.25~0.5%를 추가 인하할 것으로 시장은 기대하고 있다.

하나대투증권 서동필 연구원은 “미국이 안정돼야 외국인 매도가 줄어들 것”이라며 “현재의 문제가 금융권의 유동성에 국한된 것이 아닌 만큼 강력한 금융정책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미국의 경제지표도 관심거리다. 미국의 경기 침체 가능성이 통계로 확인되면 전 세계 주식시장은 다시 한번 요동칠 공산이 크다. 반대로 우려와는 달리 경제지표가 그런대로 괜찮게 나오면 반등의 발판이 마련된다. 하이라이트는 다음달 1일 발표되는 고용지표다. 미국 경제 성장의 70%를 차지하고 있는 소비의 출발점이 고용이기 때문이다. 마켓워치의 집계에 따르면 1월 비농업 부문 고용창출 규모는 전달보다 1만8000명 늘어난 6만 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를 크게 밑돌면 경기 후퇴에 대한 우려가 다시 불거질 수밖에 없다.

12월 신규 주택판매(28일)와 지난해 4분기 GDP(30일) 성적은 썩 좋지 못할 것으로 이미 점쳐지고 있다.

이 밖에 소비자들의 심리상태가 드러나는 콘퍼런스 보드의 1월 소비자 신뢰지수(29일)와 12월 개인 소득지출 통계(31일)도 증시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최현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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