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李壽成 신임총장 회견내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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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서울대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우수한 학생들이 모인 곳입니다.
이들을 훌륭히 키워내는 것은 서울대의 의무이자 국가의 의무지요.그러나 현재의 재정여건으로는 서울대가 이 의무를 제대로 수행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서울대 이수성(李壽成.56)신임총장은 2일 취임 기자회견에서 『서울대가 제 역할을 해내려면 획기적인 재원확충이 필요하다』며 『이를 위해 무엇보다 대학의 자율성 확보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李총장은 『서울대의 자율성을 확보키 위해 논의되어온 「서울대법의 제정」이 정부에 대해 여타 국립대와의 차별을 요구하는 것은 아니다』며 『단지 대학이 자신의 능력으로 벌어들인 재원을 자신이 사용할 수 있도록 해야한다는 것일 뿐』이라 고 설명했다. 현재 서울대 자체 수입은 모두 국고에 귀속되고 있으며 이같은 국립대학 정책이 「대학의 생산성」을 말살시키고 있다는 지적이다. 李총장은 앞으로 중점 추진해 나갈 사안으로▲입시제도 개혁▲연구여건의 획기적 개선▲제2캠퍼스 조성등 세가지를 들었다.
입시제도 개선에 대해 李총장은 『머리만 좋은 학생이 아니라 「가슴이 뜨거운」,다시 말해 사회에 봉사하는 학생을 받아들이는입시제도를 만들겠다』며 『이는 중.고등교육의 정상화를 위해 무엇보다 시급한 과제』라고 말했다.
李총장은 또 『인문.사회계열의 연구비 수준은 그야말로 비참한수준이며 이공계열도 외국 명문대의 5분의1도 안되는 등 구멍가게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제2캠퍼스 조성에 대해서는 『현재도 과밀상태인 관악캠퍼스는 곧 수원의 농생대와 수의대가 이전해옴에 따라 포화상태에 이르게된다』며 『제2캠퍼스 문제는 연구와 학문 도야를 위한 쾌적한 여건마련이라는 점에서 대학구성원 모두가 공감하고 있는 과제』라고 말했다.
李총장은 최근 「비즈니스」쪽으로 변모해가는 총장의 역할에 대해 『총장이 경영의 귀재라고 해서 대학이 잘되는 것은 아니라고생각한다』며 『우리는 서양과는 달리 학생들의 인격성장을 중시하는 만큼 총장은 이 부분에 힘써야 할 것』이라는 의견을 밝혔다. 최근 국립대 단과대학의 학장보를 폐지토록 법령이 바뀐데 대해 李총장은 『현실적으로 단과대 교수가 1백50~2백50명에 학생이 3천~4천명에 이르는 서울대에서 단대학장과 행정실장 2명이 모든 업무를 처리하는 것은 무리』라며 『이는 대학의 의견을 무시한 처사』라고 강한 불만을 표했다.
〈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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