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장병은 식사조절로 다스리자-각종 스트레스도 독약과 같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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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2면

「위가 머리를 지배한다」 위장의 중요성을 역설한 서양속담이다. 속이 쓰리고 답답하며 더부룩한 이른바 위장 관련 증상은 겪어보지 않은 사람이 없을 정도로 흔하며 현재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약도 글락소社가 개발한 위궤양약 잔탁일 정도다.
현대인에게 위장이 가장 말썽을 부리는 장기로 전락하게 된 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일이다.
각종 스트레스에 시달림은 물론 감정 공명 장기로까지 불릴 만큼 감정변화에 예민한 위장을 밥통쯤으로 인식해 부당하게 푸대접해왔기 때문이다.
건강한 위장을 위한 결론은 의외로 간단하다.
위장병엔 의사가 따로 없음을 깨닫고 스스로 자신의 위장을 배려하는 것뿐이다.
위장건강의 2대 함수는 식사와 스트레스.
위장이 나쁜 사람은 평소보다 소량의 음식을 시간에 맞춰 천천히 먹는 것이 요령이다.
맵고 짠 자극성 음식이나 커피.담배를 삼가야 하며 잎이 거친채소류나 고지방식 대신 육류 위주의 부드럽고 소화가 잘되는 식사가 도움이 된다.우유가 알칼리성이므로 속쓰림에 좋다는 것은 잘못 알려진 사실.
위산의 반동효과 때문에 조금 지나면 속이 더욱 쓰리게 되기 때문이다.
스트레스는 교감신경을 흥분시켜 위장운동을 멈추게 하므로 속이답답하고 더부룩하게 된다.
화가 나면 위산이 과다분비돼 속이 쓰리게 되며 슬프거나 우울하면 위액분비가 멈춰 정상적인 소화작용을 방해한다.대수롭지 않게 복용하는 위장약의 남용도 삼가야 한다.
위장약은 크게 항(抗)궤양제와 소화제.운동기능촉진제의 3종류로 나뉘며 의사의 처방아래 복용해야 한다.
속이 쓰린 경우라면 항궤양제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여기엔 위산을 중화하는 겔포스.탈시드와 같은 제산제를 비롯해 위산 분비 자체를 근본적으로 억제하는 잔탁.오메프라졸 등이 있다.
문제는 속쓰림보다 소화불량이 위주인 신경성 위염의 경우 이들제산제의 남용은 위액의 산도(酸度)를 떨어뜨려 오히려 소화작용을 방해한다는 것.
이땐 훼스탈.베아제등 효소성분 소화제나 멕소롱.프레팔시드등 운동기능촉진제가 좋다.
위암 조기진단은 위장 건강의 마지막 주의사항.
40세 이상 성인에서 2주 이상 전에 없었던 위장 장애증상이나타나면 바로 내시경 검사를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
洪慧杰기자.醫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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