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정휘의 강추! 이 무대!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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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호 27면

계몽시대 오케스트라 & 합창단
2월 28일(목) 오후 8시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문의: 02-586-2722

올해 예정된 해외 오케스트라 내한공연, 특히 고음악 연주회로서 하이라이트 중 하나가 될 계몽시대 오케스트라. 고음악 테너인 마크 패드모어(지휘 겸 에반겔리스트 역)와 함께 피터 하비(그리스도 역), 캐롤린 샘슨 등이 출연하게 될 작품은 바흐의 ‘요한 수난곡’. 요한복음을 바탕으로 유다의 배신으로 처형까지 이르는 예수 그리스도의 수난 과정을 담고 있다. 그리스도가 한 인간으로서 겪은 비탄과 고뇌의 과정을 격정적으로 드러낸 이 장엄한 곡이 끝난 뒤, 박수는 잠시 후로 미루어도 좋을 것이다.

라베크 자매 초청 연주회
2월 20일(수) 오후 8시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문의: 02-580-1300

드뷔시·라벨·슈베르트. 푹신한 카우치에 몸을 묻고서 하염없이 창밖을 바라보고 싶어지게 만드는 이름들이다. 묵직한 대작들과 화려한 오케스트라들 사이로 이런 콘서트는 자칫 조용히 잊혀질까 마음이 쓰인다. 프랑스의 피아노 듀오 ‘라베크 자매’. 힘있고 다이내믹한 고음부 연주의 카티아와 절제된 스타일로 저음부를 연주하는 마리엘의 앙상블이 큰 호평을 받아왔다. 슈베르트의 ‘네 손을 위한 환상곡’, 라벨의 아름다운 피아노 모음곡 ‘어미 거위’, 그리고 드뷔시의 2대의 피아노를 위한 작품 ‘흑과 백으로’.

세르게이 트로파노프의 ‘집시 패션’
3월 29일(토)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문의: 02-927-2848

집시가 살지 않는 나라 한국이지만 그들의 음악은 우리네 마음에 진하게도 사무친다. 집시들이 그나마 숨을 쉬고 살았던 러시아와, 세계에서 집시 인구가 가장 많은 나라 중 하나인 루마니아 사이에 정치적 우여곡절을 겪었던 ‘몰도바’ 출신의 바이올리니스트 세르게이 트로파노프. 집시 음악을 업으로 하고 있는 이 사람의 정서와 애정이 가늠되는 지점이다. 바이올린·피아노·바이얀(아코디언과 비슷한 러시아 악기)으로 이루어지는 간소하고 단정한 반주가 트로파노프의 연주를 더욱 빛나게 한다.

뮤지컬 ‘빨래’
3월 15일~8월 17일
원더스페이스(구 사다리아트센터) 네모극장
문의: 1544-1555

반지하 셋방에서 타향살이하는 나영이와 외국인 노동자 솔롱고가 사는 어느 골목. 사람마다 한 보따리씩 속 아픈 사연들을 품고 사는 서울의 달동네 이야기는 뮤지컬로 쉽게 택할 만한 소재가 아니다. 명랑씨어터 ‘수박’의 작가 겸 연출가 추민주는 용감하고 진실하게 자신이 세상에 하고 싶은 이야기를 했고, 이 다부지고 정성이 듬뿍 묻어 있는 작품은 뮤지컬계가 깜짝 놀랄 만한 성과를 일궜다.


최정휘씨는 다양한 무대를 꾸미는 공연기획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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