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카드社 범죄와의 기술전쟁-카드사기 막는 첨단기법 개발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8면

신용사회의 첨병인 신용카드의 보급이 늘어나면서 기술전쟁이 뜨겁다. 얼굴 없는 전문카드사기단들과 이들로부터 신용사회를 지키려는 카드社들이 이 첨단기술까지 도입하고 나선 것이다.근착 인터내셔널헤럴드트리뷴(IHT)紙는 이 게임에서 최근부터 카드사가힘겨운 우세를 보이기 시작했다고 보도했다.93년에는 처음으로 카드사기액이 전년보다 줄어들었다는 것이다.
비자카드는 사람마다 독특한 소비행태가 있다는 점에 착안,카드지출 유형이 갑자기 바뀌면 카드사용자에게 경고 메시지를 보내고발급은행이 카드 소지자의 본인 여부를 확인하도록 하는 사전경보시스템인 CRIS를 채택했다.
예를 들어 음주를 하지 않는 회원의 카드가 유흥가에서 일정액이상이 사용되면 다음번 카드사용 때에 경고 메시지가 나타나고 발급은행도 이를 본인에게 통보,사고 유무를 확인하도록 하는 것이다. 마스터 카드는 복제가 불가능한 IC칩 내장형 「스마트카드」를 보급하기 시작했다.기존의 마그네틱카드는 상인들과 결탁한범죄단이 정교한 전자기기를 이용,카드 주인도 모르는 사이에 녹음테이프 복사하듯 복제하는 것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런가 하면 카드에 홀로그램 기법을 도입하거나 사진을 인쇄,본인 여부를 확인하는 등 다양한 시도도 나타났다.
이러한 노력에 힘입어 비자카드는 지난해 유럽과 중동.아프리카등에서 카드사기 사건이 26% 감소,전체 매출액 대비 0.07% 수준을 보였다.마스터와 아메리칸 익스프레스.다이너스 클럽 카드 등도 지난해 카드 사고가 대폭 줄어든 것으 로 알려졌다.
일반적으로 지금까지 카드사고는 도난카드를 이용하거나 매출전표를 허위로 작성하는 고전적인 수법이 대부분이었다.
그러나 최근에는 아예 다른 사람의 카드를 복제해 사용하는 위조카드 관련 범죄가 급증하고 있어 카드사들을 한층 더 긴장시키고 있다.마스타 카드는 지난해 전체 카드사기 사건 중 위조카드에 의한 범죄가 66%나 늘어났고 비자카드도 카드 사기의 10% 가량이 위조카드에 의한 것으로 알려졌다.「카드 인터내셔널」誌의 편집인인 리처드 마틴은 『사기방지 기술이 고도화될수록 카드사기 기법이 더욱 정교해진다』고 경고한다.
중국을 비롯한 동아시아 지역과 지중해의 휴양지 등에서 카드사용이 늘어나고 있는 것도 카드사들의 골칫거리다.사고카드 확인을위한 시스템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아 카드사들이 내놓은 방지책들이 무용지물이 되기 때문이다.
더구나 사용금액의 한도가 거의 무제한인 특별회원 카드가 범죄자들의 표적이 되면 범죄의 규모가 훨씬 커진다.이른바 이들 VIP회원들의 카드 사용한도가 클뿐 아니라 사용내용에 대한 카드소지자들의 관심이 상대적으로 적기 때문이다.
한편 연 30조원 규모로 성장한 국내 카드시장에도 카드사기 사건이 크게 늘고 있어 이에 대한 대책이 시급한 실정이다.
더구나 수입개방이 확대되면서 첨단전자장비의 도입이 늘고 있어전문 카드위조단도 곧 등장할 것으로 보인다.일부 카드사들이 신용카드 위에 사진을 함께 인쇄하는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기 시작했으나 사전경보시스템을 도입하는 등 보다 적극적 인 카드사기 방지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兪翔淵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