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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들 新3難-자금난.원자재 구득난.인력난 비상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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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자금난.원자재 구득난.인력난등 이른바 「3難」에 기업들이 올들어 더욱 시달리고 있다.게다가 공정거래조사및 소유분산시책 강화,인력수입정책의 혼선,수입근로자 최저임금적용등 정부의 각종 대(對)기업정책으로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대기업 들은 국내외금리상승에다 돈 구하기도 어려워 장단기 투자계획을 대폭 손질하고 있다.또 기초원자재가격마저 지난해부터 치솟고 있으나 가격에는 반영할 엄두도 내지못해 채산성이 크게 악화되고 있다.
대기업들은 이를 만회하기 위해 우선 운전자금을 줄이고 판매대금의 입금을 독촉하고 있다.따라서 중소기업들의 숨통을 죄는 요인으로 작용,가뜩이나 어려운 자금사정이 더욱 악화되고 있다.영업자금 순환을 위해 대기업들은 판매대금의 선수금을 ,그것도 현금으로 요구하는 사례가 늘고 있는 것.납품대금으로 주는 어음도한때 3개월로 정착되는가 싶더니만 요즘은 4개월,6개월짜리가 일반화되기 시작했다.엎친데 덮친 격으로 인력난까지 겹쳐 멀쩡한생산라인을 세우는 기업도 생기고 있 다.
『돈이 많이 풀린 것은 사실이나 쓸 돈이 없는 것 또한 사실입니다.』기업 자금담당자들의 한결같은 호소다.고속도로 주유소 입찰경쟁에 7조원이상이 몰리는 것으로 추산되는 가운데 정부 말대로 시중에 깔린 돈이 많다는데는 기업들은 동의한다.
그러나 막상 자금차입을 하려면 은행에도,제2금융권에도 모두 돈이 없다는 것이다.
『금융실명제와 정부정책의 불확실성 때문에 뭉칫돈이 어딘가에 웅크리고 앉았다』고 삼성그룹의 한 자금담당자는 풀이한다.함부로빌려줬다가는 그 돈에 꼬리표가 붙을까 우선 우려되고 정부정책 방향으로 미뤄 고금리가 지속될 것이라는 기대심리 까지 작용,돈내놓기를 꺼리고 있다는 해석이다.
J사 자금담당 고위간부는 『앞으로의 금리추세를 예측할 수 없어 단기는 물론 장기자금 확보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장기자금을 서둘러 확보하려 해도 가수요가 붙어 또다시 단기금리가 갑자기 치솟을까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다는 이야기다. 경기도 광주의 중소 사무가구 메이커인 T사 K사장(40)은 『올들어 4~5개월짜리 어음도 받고있고 주변에는 6~7개월짜리 어음을 받는 업체도 있다』며 『어음의 70~80%를 사채시장에서 3부5리(지난해 2부5리)에 할인하고 있다』 고 털어놨다. 趙鏞鉉기자 원자재값 상승은 더욱 심각한 지경이다.후판.시멘트.유화제품.펄프.제지.원당.원맥.옥수수.커피원두.팜유.
골재등 주요 원자재가 작년초에 비해 적게는 4~5%에서 많게는50%까지 껑충 뛰고 있으나 제품가격을 올리지는 못하고 있다.
지자 제를 앞둔 정부의 물가안정에 대한 의지가 워낙 강하기 때문이다. 제당업체 C사의 구매담당 간부는 『원당(原糖)의 국제가가 작년초보다 50%이상 상승,채산성을 맞출 수 없다』며 『작년 4분기이후 월별기준으로 적자를 보고 있으며 업계전체로는 월 30억~40억원의 적자를 보고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회사는 이에 따라 가격을 인상한다는 방침을 세우고 시기만보고있다.
부산의 태광산업은 지난1월 염료.조제약품.가성소다.염산.비닐등 공급업체에 납품가를 10~15% 올려줬다.지난해부터 시작된기초원자재가 상승에 따른 협력업체들의 인상요구를 더이상 물리칠수 없었기 때문이다.
이 회사는 그러나 아크릴絲등의 생산제품을 공급받는 섬유제품 메이커로부터는 값을 올려받지 못해 곤경에 처해있다.한 구매담당간부는 『콩값은 대폭 올랐으나 메주값은 올리지 못하는 격』이라고 말했다.
㈜코오롱의 구매담당 간부는 『지난해 국내 유화업체들이 서너차례에 걸쳐 공급가를 올렸고 국제가도 전품목에 걸쳐 상승,구하기도 힘들다』며 『원자재가가 더 내린다는 보장도 없어 이대로라면1~2년내 도산업체가 속출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
조선업계는 재작년까지 소요물량의 10~20%정도 수입하던 후판(厚板)을 올해 40%정도 늘려야 할 형편이나 지난해 일본이5%정도 값을 인상한데 이어 브라질등으로부터도 인상협상을 요구받고 있다.
섬유.신발.피혁.염료.도금등 업종은 갈수록 악화되는 생산직 인력난을 해소할 길이 없어 난처해한다.
산업체 부설학교를 통해 인력을 충원하고 있는 충남방적은 2년전만 해도 4개 학교에서 2천여명을 모집했으나 올해는 겨우 5백명을 모으는데 그쳤다.
이에따라 이 회사는 방적.직포.가공등 3종의 생산라인중 직포라인을 지난해 전면 폐쇄하 고 가공라인도 70%만 가동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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