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로스 “달러시대 끝날 것”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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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2면

헤지 펀드의 대부 격인 조지 소로스(사진)는 23일(현지시간)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지속됐던 미 달러화의 시대가 종말을 고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보도했다. 그는 이날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 토론회에서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사태로 미국 경제가 피할 수 없는 침체 국면을 맞게 될 것”이라며 이같이 주장했다.
 
그는 이어 “주택시장의 거품 붕괴가 현 위기의 전부가 아니다”라며 “지불 준비금인 달러를 기초로 지난 60년간 이어진 신용 확대가 이제 끝났다”고 말했다. “미국을 제외한 나머지 국가들이 점점 더 달러 자산 쌓아놓기를 꺼리고 있다”는 말도 했다.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국제 외환 지불 준비금에서 달러가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3분기 사상 최저인 63.8%까지 떨어졌다. 반면 유로화는 25.5%에서 26.4%로 올라갔다. 달러는 또 지난해 유로화와 일본 엔화에 대해 각각 11%와 13%씩 값어치가 떨어졌다. 블룸버그 통신은 그러나 “중국·유럽 경제가 커지면 달러의 비중이 상대적으로 줄어들겠지만 미국의 경제 규모를 볼 때 달러의 시대가 완전히 끝났다고 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보도했다.
 
소로스는 이날 또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너무 오랫동안 저금리를 유지해 주택시장 거품을 키웠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나 그는 “미국 경제가 침체하더라도 중국·인도 등이 성장하기 때문에 전 세계적인 동반 불황은 찾아오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선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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