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졸·연봉 4000만원 이상 30~45세 화려한 싱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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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LG그룹 계열사 차장인 조윤수(가명·41)씨는 흔히 말하는 ‘화려한 싱글’이다. 연봉 5500만원에 자그마한 아파트도 한 채 있다. 조씨는 “혼자 살다 보니 나에게 충실하고, 맡겨진 일을 더 잘할 수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에게 투자하는 것을 아끼지 않는다.

학원에서 2년 가까이 배운 중국어는 수준급이다. 헬스로 다져진 몸매는 20대 못지 않다. 그녀는 “가족만 빼고 다 갖춘 것 아니냐”며 “좋은 사람 만나면 결혼하겠지만 결혼에 목을 매지는 않겠다”고 말했다.

조씨처럼 좋은 직장에 재산도 어느 정도 있는 ‘골드 미스’가 늘고 있다. 한국고용정보원은 골드 미스가 2001년 2152명에서 2006년 2만7233명으로 5년 새 11.7배나 늘었다고 20일 발표했다. 골드 미스에 대한 정확한 정의는 없으나 고용정보원은 ▶학력 대졸 이상▶연봉 4000만원 이상▶나이 30∼45세의 미혼 여성을 기준으로 했다.

이들이 종사하는 직종도 다양해졌다. 2001년에는 주방장(조리사), 경영 관련 사무직, 의사, 디자인 관련직 등 7개에 불과했다. 2006년에는 학원강사, 작가, 영화·연극·방송관련직 등 36개로 불어났다.

박상현 고용정보원 연구위원은 “여성의 사회 진출이 확대되면서 기업 문화도 성(性)보다는 능력을 중시하는 쪽으로 바뀌면서 골드 미스가 늘고 있다”며 “여성의 결혼시기가 늦어지는 것도 한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혼자 사는 고소득 미혼여성이 늘어나면서 골드 미스보다 한 수 위인 ‘플래티늄 미스’라는 말까지 등장했다. 분당에서 치과를 개업한 김현진(가명·43)씨가 그런 경우다. 김씨는 “해외여행이나 좋은 영화와 뮤지컬 등은 빼놓지 않고 보러 다니는 편”이라고 말했다.  

김기찬 기자

◆골드 미스=결혼 적령기를 넘긴 고소득 미혼녀를 일컫는 말이다. 정확한 정의는 없지만 ▶대졸 이상의 학력 ▶전문직 혹은 중견·대기업 종사자로 안정된 직장과 직업 ▶아파트 혹은 현금 자산 8000만원 이상인 30~45세의 미혼여성을 지칭한다. 연봉이 3000만원 이상인 미혼여성은 실버 미스라고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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