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특허교실>22.美 특허정책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5면

「Anti-Patent에서 Pro-Patent로」.
이는 우리가 주목해야할 최근의 미국 정책기조상의 흐름으로 특허권자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특허를 보호하려는 경향이 더욱 강화되고 있음을 지칭하는 것이다.
본래 미국의 특허법은 특허권자를 보호하려는 의지가 특히 강한데,이 때문에 문자 그대로 「발명과 특허의 나라」라는 말까지 들어오는 터이다.
한 예로 소위 3배배상(3倍賠償)제도를 들수 있다.미국특허법은 1790년 제정당시부터 제284조에 특허를 침해한 자에게 단순한 불법행위에서 나아가 「악의성」까지 있다고 인정되는 경우에는 피해자가 실제로 입은 손해액에 덧붙여 세배에 달하는 징벌적 배상까지 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는 물론 특허침해 행위를 방지하려는데 목적이 있는 것으로 단순한 민사사건에 더해 형사적 제재까지 가해지는 성격을 띠는 것이며,대부분의 나라가 단순히 손해액만을 배상토록 하고 있는데비해 매우 눈에 띄는 대목이다.
더욱이 20세기초 이래의 이른바 독점금지법과 특허법의 상충이흥미를 끈다.
그동안 이 양법체계의 줄다리기 과정에서,한편이 엄격해지면 다른 한편은 상대적으로 느슨해지곤 했는데 최근의 상황은 특허권자에게 유리하게 해석해 주는 특허중시적 흐름을 보이고 있다.
1982년 1월8일 오늘의 미국을 대표하는 두개의 초거대기업에 대한 반독점금지법(反獨占禁止法)소송에 대한 결정이 같은날 이뤄졌다.
그동안 전신.전화와 전화기제조에 걸쳐 사실상 독점적 지위를 누려오던 AT&T社에 대해 1910년대부터 법무성에 의해 계속제기돼온 독금법 위반소송이 웨스턴 일렉트릭社를 분리하는 것으로일단락됐는데 실제 내용으로는 채산이 좋은 장거 리전화 부문과 벨연구소는 그대로 남았고,오히려 컴퓨터정보처리분야와 방송분야의진출을 공식 인정받는 결과가 됐던 것이며,IBM社도 컴퓨터분야에서 나아가 통신분야에의 진출이 가능토록 됐던 것이다.
89년 6월초에는 AT&T의 벨연구소가 설계에서부터 제조에까지 컴퓨터로 제어하고 로봇이 제조하는 「컴퓨터에 의한 통합시스템」(CIM)그 자체를 특허받았으며,88년에는 선형계획법의 해법에 의한 특허까지 받아 수학의 해법까지 특허의 대상이 됐다는충격을 주었다.
미국 사회에 이와같이 80년대초부터 종전의 앤티페이턴트에서 프로페이턴트로 전환하게 된 것은 무엇보다도 미국산업의 국제경쟁력이 크게 저하된 것을 그 주된 이유로 꼽을 수 있다.
물건을 만드는 「생산」에 있어서의 경쟁력이 약화된 때문에,이생산의 바탕을 이루는 「지적재산권」의 보호를 강화하여 미국산업의 경쟁력을 높이려는 것이 바로 미국의 의도인 것이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