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통받는 태안 위해 자선 공연도 마련했어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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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천상의 목소리’로 칭송받는 그리스 출신의 세계적인 여가수 나나 무스쿠리(74·사진)가 마지막 내한공연을 한다.

 20일 서울 센트럴시티 밀레니엄홀을 시작으로, 성남 아트센터(22일)·대구학생문화센터(24일)·KBS부산홀(26일)에서 국내팬들에게 고별의 노래를 부른다.

 그는 이번 공연에서 ‘오버 앤드 오버’ ‘트라이 투 리멤버’ ‘사랑의 기쁨’ ‘어메이징 그레이스’ 등 주옥 같은 히트곡들과 신곡을 들려줄 예정이다. 2005년 첫 내한 공연 이후 두번째 공연이다.

 공연기획사 관계자는 “나나 무스쿠리 측이 이번 내한공연 계약서에 ‘페어웰(Farewell·고별)’이란 단어를 추가했다”며 “고령이어서 장거리 비행에 부담을 느끼는 것 같다”고 말했다.

 무스쿠리는 이번 공연에서 한국인들에게 뜻깊은 선물을 선사한다. 기름 유출로 훼손된 충남 태안의 생태계 복원을 위해 자선 공연을 여는 것이다. 자선 공연은 26일 예정된 부산 공연에 1회를 추가해 여는 것으로 논의중이다.

 공연을 앞두고 e-메일 인터뷰에 응한 무스쿠리는 “뜻밖의 재앙으로 고통받는 태안 사람들이 하루 빨리 삶을 회복하기를 바란다는 의미에서 자선 공연을 준비했다”고 말했다. 현재 유니세프 홍보대사로도 활동중인 그는 “아이들은 세계의 미래”라며 “우리는 어린이들이 보다 건강하고 좋은 교육 환경에서 자라날 수 있도록 도울 의무가 있다”고 덧붙였다.

 지금껏 450여장의 앨범을 낸 무스쿠리는 2005년 내한 공연 때 ‘하얀 손수건’을 한국어로 불러 많은 박수를 받았다. SBS 드라마 ‘하늘이시여’의 삽입곡 ‘울게 하소서’를 불러 화제가 되기도 했다.

 그는 “한국인들은 음악적 감성이 풍부하다”며 “특히 그리스 음악에 뜨거운 반응을 보여줘 감격스럽다”고 말했다. 무스쿠리는 또 “노래하며 내 모든 슬픔을 잊을 수 있었다”며 “내 노래를 듣는 이들도 그럴 거라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전쟁과 가난으로 점철된 청소년기의 고통을 노래로 극복했다. 그리고 노래로 사람들에게 사랑과 기쁨, 희망의 메시지를 전달했다. 은퇴 여부에 대해 묻자 그는 “내일을 모르기 때문에 매번 무대가 마지막이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정현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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