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북카페] 이명박 당선의 비결 “선거는 통합마케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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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대통령을 만든 마케팅 비밀 일곱 가지

강승규 지음, 중앙북스, 216쪽, 1만원

 지난 대선 이명박 캠프의 커뮤니케이션팀장이자 현재 인수위 수석 부대변인인 저자의 생생한 무용담이다. “정치는 국민을 고객으로 하는 서비스”라며 대선의 승리 비결을 마케팅 관점에서 분석했다. 저자는 마케팅의 정의를 “사람들의 마음을 내 쪽으로 움직이게 하는 것”이라고 못박았다. 이어 그 비법으로 ▶정책은 메시지다 ▶선거는 함수다 ▶선거는 IMC(직접광고와 간접광고의 통합 마케팅 커뮤니케이션)이다 ▶네거티브 캠페인을 관리한다 ▶집토끼와 산토끼를 이종 교배한다 ▶감동 마케팅을 펼친다 등을 내놓았다. 비법 자체에는 다소 밋밋한 구석이 없진 않다. 하지만 치열했던 대선의 실제 뒷얘기를 따끈따끈한 상태에서 들어보는 재미가 그 식상함을 덮어 준다.

 특히 상대 후보의 끈질긴 네거티브 전략을 극복한 과정이 흥미진진하다. 위장 전입에 이어 위장 취업 문제가 불거졌을 때, 위기감을 느꼈단다. 지역 현장에서 뛰는 운동원들로부터 민심이 심상치 않다는 보고가 들어왔다.

 아찔한 순간. 해법은 엉뚱하게도 ‘위장 광고’로부터 왔다. TV 광고 ‘욕쟁이 할머니’편의 할머니가 실제로는 국밥집 할머니가 아니라 강남의 포장마차에서 일하는 할머니라는 주장이 대통합민주신당 측으로부터 제기된 것이다. 여당 측은 위장 광고 논란을 확산시켜 ‘위장 시리즈’의 불씨를 이어가려 했다.

 하지만 국민의 마음은 계산대로 움직이지 않았다. “광고는 다큐멘터리가 아니다. 연출과 설정으로 만드는 광고를 두고 위장한 것이라고 하니 생떼에 지나지 않는다”는 게 당시 여론의 움직임이었다. 저자는 “여당 측은 위장 광고 논란의 부메랑에 부닥쳐 위장 취업 문제까지 다시 건드리기 어렵게 됐다”고 분석했다.

 끝까지 이 당선인을 괴롭힌 BBK 의혹에 대해서도 자신의 의견을 밝혔다. “애초에 대응만 잘했어도 피해를 줄일 수 있었을 것”이란다. 당선인이 경제 전문가란 이미지의 손상을 막기 위해 자신도 김경준에게 사기당했다는 말을 하지 않고 BBK와 관계가 없다는 말만 함으로써 상대 후보에게 공격의 빌미를 줬다는 게 저자의 주장이다.

 
이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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