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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화제>人共旗 들어간 日 작가 작품전시 불발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43면

○…지난 10일 개막된 국제화랑의 「보더 크롤-경계위의 미술」전에 출품된 일본작가 야나기 유키노리(36)의 『38도선(남북한 개미농장)』이 일반인에 공개되지 못한채 개막 전날 화랑에의해 자진 철거됐다.
정보사등 여러 관계기관에서 인공기가 포함된 작품이 실린 팸플릿을 보고 인공기 공개전시는 곤란하다는 의견을 국제화랑측에 전해와 화랑이 이 의견을 받아들여 작품을 자진철거하게된 것이다.
투명한 아크릴 틀안에 색채모래를 집어넣어 꼼꼼하게 만든 유엔회원국들의 국기 작업 『만국기 개미농장』으로 세계적 명성을 얻은 야나기는 이번 전시에서는 서울이라는 지역적 특성을 살려 태극기와 인공기 형상을 만든 작품을 출품했었다.이 작품은 태극기와 인공기 사이에 대롱으로 연결된 개미상자를 두어 수백마리의 개미가 이 대롱을 통해 양쪽을 오가면서 국기의 이미지를 분해하도록 만든 것으로 이념의 경계를 허문다는 뜻이 담겨있다.
국제화랑 큐레이터 박경미(朴敬美.38)씨는 『남북한 유엔 동시가입 이후 신문에 양국 국기의 모습이 아무렇지않게 실려 이 작품이 문제가 되리라고는 생각지 못했다』고 말하고 『이념보다는예술의 관점에서 작품을 보아주지 못하는 현실이 안타깝다』며 아쉬움을 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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